260328 농구 일지

by 서재리

내가 이 팀에 들어와서 참여한 지 3회 차쯤 되었다. 그리고 이 여정을 글로 남겨볼까 한다. 통 크게(ㅋㅋ) 6개월치 회비도 선납하고 이 팀과 정을 좀 붙여보려고 유니폼도 바로 구입해 뒀다. 내가 생각한 번호는 2번이나 0번이었는데 2번은 이미 누군가 선점했고 0번은 내가 알기로 대회를 나가게 되면 0번이 안 되는 걸로 알고 있어서 (이제 와서 무슨 대회야~) 그냥 아쉬운 대로 중학교 때 달았던 8번을 달까 했다. 8번은 농구인이라면 모두 다 알겠지만 코비 브라이언트의 등번호이기도 하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24번으로 나중에 번호를 바꾸게 되는데 코비가 등번호를 24번으로 바꾸게 된 계기가 재밌다. 자세한 것은 구글링이나 ai에게 물어보면 될 것이지만 내 기억에 의존해서 글을 써보자면, 코비는 24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려고 한 사람이라고 알고 있다. 그만큼 매사에 집중하고 진지하게 시간을 쓴다는 코비의 태도가 등번호에 담겨 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로는 코비 브라이언트의 우상은 마이클 조던인데, 마이클 조던의 등번호가 23번이다. 그리고 우상을 뛰어넘겠다는 코비의 각오가 등번호 24번에 담겨있다. 나는 8번을 할까 했다. 내 중학교 시절 등번호이기도 하고 코비 브라이언트가 내 우상이기 때문이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내 학창 시절과 함께했다. 나는 농구 선수 출신은 아니지만 중학교 때는 꽤나 진지하게 선수를 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등번호는 내게 있어서 (누구나 그렇겠지만) 굉장히 중요했다. 그래서 결론이 뭐냐면 나는 25번을 등번호로 선택하기로 했다. 코비를 뛰어넘기 위해!


농구라는 취미는 내 인생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의 농구 인생을 기록해두지 못한 것에 아쉬움이 크다. 그래서 브런치에다가 그냥 동네 농구인의 농구 일지를 짧게 담아 보려고 한다. 첫날, 둘째 날, 기록은 하지 않으련다. 귀찮다. 앞으로도 내가 쭉 쓸지도 모르겠는데 이미 지나간 것은 그냥 skip. 사실 여기 팀도 크게 참석률이 높은 편은 아닌 것 같다. 농구가 크게 붐이었던 세대들의 나이가 이제는 많이 들었고, 우리 팀도 적지 않은 나이에 다들 가정을 이루고 있으니 매주 토요일에 3시간 이상 시간을 뺀다는 것은 보통 애정이 아니고서는 쉽지 않은 일일테다. 그럼에도 오늘은 게스트 포함해서 대략 15명 이상은 모인 것 같다. 그렇게 되면 3팀을 나눠서 3파전을 할 수 있다. 사람들이 좀 더 모였다면 휴식을 충분히 취하면서 농구를 즐길 수 있지만 이렇게 빡세게 농구를 풀타임으로 즐길 수 있는 것도 나름 장점이다.


우리 팀 컬러는 노랑과 보라색이다. NBA 마니아라면, 아니 농구 팬이라면 당연히 LA 레이커스의 유니폼을 따왔음을 알 수 있다. 나는 그래서 마음에 든다. 이 팀의 이전 유니폼은 브루클린 넷츠 팀의 유니폼을 따왔다. 바스키아가 디자인한 걸로 알고 있는데 그것도 나름 힙하게 이쁘다. 그 유니폼도 나중에 기회가 되면 구입해야지. 우선은 오늘까지는 유니폼이 없다. 다음 주부터 내 유니폼이 도착한다는 기쁜 소식이다. 아 그런데 다음 주에 일정이 있네. 오래 기다린 만큼 조금 더 기다릴 수 있다. 유니폼 사이즈를 너무 핏하게 맞춰서 더 이상 살찌지 않게 주의해야겠다. 예전에는 펑퍼짐한 유니폼이 그렇게 멋있을 수가 없었는데 이제는 트렌드가 핏하게 빼는 것이더라. 트렌드에 민감한 남자는 이런 거 또 따라가 줘야 한다. 유니폼 사이즈에도 고민이 많았는데 나는 더 이상 살이 찌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딱 맞는 사이즈로 선택했다.


한때는 동호회 농구 팀에 몸을 담아서 한창 농구를 즐겼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고 아직 가정을 이루지도 못하고 늙어가는 노총각에게 과도한 취미 생활은 너무나 철없다. 그래서 일부러 좋아하는 농구를 자제해 왔다. 정말 하고 싶어질 땐 게스트로 참석해서 나의 농구 열정을 불살랐다. 게스트로 참석한 많은 팀들 중에서 이 팀을 고르게 된 것이다. 팀 이름은 부스트. 나름 선출도 있고 사람들의 농구 열정도 충분히 뜨겁다. 이곳에서 농구를 좀 배워보고 싶은 마음도 든다. 그간 내가 하는 농구는 우물 안 개구리 농구 스타일이었다. 좀 알고 하는 농구를 하고 싶다. 세련되게. 오늘의 농구는 많이 진 것 같다. 그런데 별로 마음이 상하지 않는다. 원체 많이 패배해 왔던 농구 인생이라서 그냥 농구 자체를 즐길 수 있음에 감사하다. 이제 이 팀과 오래 농구하고 싶다. 다시 손끝 감각도 되찾고 싶다.


팀 부스트 #25 포워드 도넛맨 180cm 85kg


요즘 좋아하는 농구 스타일은 라멜로 볼이나 제이슨 테이텀, 니콜라 요키치. 이 셋은 전혀 공통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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