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의 과음으로 몸이 굉장히 무거웠다. 그리고 내가 받은 문자로 마음은 더 무거웠다. 아 오늘은 농구하러 가지 말걸... 아 분위기 좋았는데... 너가 그렇다면 그런 거지. 내 진심이 전달되지 못한 것에 유감이었다.
한참 일찍 도착한 체육관에서 #23과 함께 농구 골대 셋팅을 했다. 턱수염이 간지 나는 형님이다. 운동 뭐 하냐는 얘기에 러닝 조금 뛴다고 말했다. 사실 요새 러닝 권태기인데... 오늘은 아들을 집에 두고 왔다. 그래서 오늘 농구력이 대단했다. 쏘면 다 들어가~
큰 #7과 대화했다. 축구 선출과 견줄 정도로 축구에 진심이었던 사람이라고 한다. 뒤늦게 농구공 잡은 거 치고는 실력이 대단하다. 대화 중에 솔로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더니 기타 동호회를 추천받았다. 뭐 어떤 모임인들 결국 내가 문제일 텐데 가서 뭐 하나. 농구공이나 던질란다.
#12의 주도하에 우리는 골밑 패스 주는 방법을 배우고 삼각패스 연습을 마쳤다. 시꺼먼 아저씨들이 숫자 세가며 패스를 돌린다. 파이팅이다!
오늘은 게스트로 온 친구들이 꽤나 실력이 있었다. 직전 팀에서 함께 뛴 친구도 오랜만에 와서 반가웠다. 내 농구 실력에 놀란 눈치던데 나 농구 좀 칩니다. 초반에는 아무 생각 하지 않으려고 농구에 온 집중을 다 했더니 움직임이 좋았다. 나는 하이로우 게임에서 열심히 받아먹기를 했는데 결국 체력이 문제다. 후반부로 갈수록 지친 몸뚱아리는 집중력을 잃고 골밑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성급했고 볼을 계속 소유하려 했다. 농구 용어로 볼호그. 그렇게 코비처럼 난사를 했다. 마음이 심란했기 때문이다. 농구마저 안되네.
#93의 상승하는 농구력에 새삼 놀라고 있다. #12가 MIP를 뽑아서 소정의 혜택을 주자는 의견이 있었는데 MIP후보로 노미네이트 될만하지 않을까.
#2는 농구 선출답게 농구를 굉장히 잘한다. 그리고 남다른 점프력도 갖추고 있어서 행타임이 꽤나 길다. 공 스핀 먹는 법도 잘 알고 있고 그래서 공중 동작이 굉장히 화려하다. 이래저래 바쁘게 사는 모양이라 농구는 가볍게 즐기는 듯하다. 우리 팀의 운영진이기도 하다.
작은 #7이랑도 대화를 나눴다. #7은 큰 #7이 있고 작은 #7이 있다. 뭔가 따듯함이 느껴지는 형님이다. 이곳에서 다들 서서히 친해짐을 느낀다.
드디어 받은 내 유니폼. 입어 보니 다행히도 사이즈에 큰 문제는 없었다. #1이 챙겨줬다. #1을 처음 봤을 때 내 소감은… 내가 형이라 다행이다. 카톡 사진과 사뭇 다른 모습에서 처음 봤을 땐 누군지 알아보지 못했는데 팀을 이끄는 운영진답게 잘 챙겨주었다. 농구할 사람을 모으고 팀을 정한다. 덕분에 편하게 농구한다. 요즘 농구할 사람 수급이 어려운 모양이다. 농구 역시 비주류야 킥킥.
뭔가 내가 감히 사람들을 평가하는 뉘앙스라 조심스럽지만 이런 컨셉으로 글쓰기로 마음먹었다. 그냥 재밌잖아~. 며칠 농구는 좀 쉬어야겠다. 지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