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CEO 이야기 : 이원(EONE) 김형수
Made by eone
eone(이원)은 Everyone을 줄인 말로 연령과 성별, 장애와 무관하게 모두에게 공감을 줄 수 있는 디자인 제품을 만드는 회사다. 창업자인 김형수 대표도 사실 제품을 만들기 전까지는 장애인이 겪고 있었을 불편함과 차별적 시선을 잘 알지 못했다.
제품 개발은 수업시간, 한 동료의 귀찮은 물음에서 비롯됐다. 친구는 손목에 시계를 차고 있으면서도 계속해서 시간을 물어왔다. 이해할 수 없는 그의 행동에 김 대표가 이유를 되물었다. 알고 보니 그 친구는 시각 장애인이었고, 그가 차고 있던 시계는 버튼을 눌러서 소리로 시간을 확인해야 하는 것이었다. 친구는 수업 중이라 차마 버튼을 누를 수 없었던 것이다.
친구의 불편한 상황에서 영감을 얻은 김 대표는 수개월간 MIT 동료들과 점자로 된 시계를 개발하고 프로토타입을 완성해 흥분된 마음으로 시각 장애인 친구들을 찾아가 발명품을 소개했다. 그런데 기대했던 반응과는 다른 여러 가지 지적이 쏟아졌다. 우선 시각장애인 중에 점자를 읽을 수 있는 사람은 10~20% 이하의 소수에 불과했다. 또한, 후천적으로 시각 장애를 갖게 된 사람들은 촉감으로 사물을 인식하는 것이 어려웠다. 점자 시계는 그들의 현실을 고려하지 못한 단순한 발상이었다. 게다가 그들은 시계의 컬러나 모양 등 디자인에 더 관심이 있었다. 비장애인과 ‘다른’ 이상한 모양의 시계를 쓴다는 것이 ‘나는 장애가 있어요’하고 홍보하는 것과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완전히 방향을 바꿔 시각 장애인을 위한 시계가 아닌 ‘모두를 위한 시계’를 만들겠다는 결심으로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시각 장애인 친구들과 머리를 맞대 마침내 누구나 편리하게 시간을 알 수 있고, 멋진 디자인도 갖춘 ‘브래들리 타임피스’를 만들었다.
일반적으로 시계는 영어로 'Watch'라고 표기된다. 그러나 ‘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이 단어는 시각 장애인의 처지에서 본다면 조금의 배려나 공감도 찾을 수 없는 단어이기 때문에 김 대표는 시계라는 뜻을 가진 다른 단어인 ‘Timepiece’를 제품명에 붙였다.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모두의 공감’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다.
더불어 브랜드에 희망의 스토리를 담았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미국의 장애인 수영 선수인 ‘브래들리 스나이더(Bradley Snyder)’. 그는 미국 해군 특수부대 출신으로 201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지뢰 제거 작업을 하던 중 폭탄 파편을 맞아 시력을 잃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고 전역 후 끊임없는 노력으로 장애인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키고 많은 이들에게 도전과 극복의 본보기가 되었다.
브래들리 스나이더는 흔쾌히 제품에 자신의 이름을 사용하도록 허락하는 것을 넘어, 제품을 만들고 홍보하는 일에도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며 미국에 ‘브래들리 타임피스’를 알리는 데 힘을 보탰다.
Loved by the World
평소 Facebook을 자주 이용하던 일본의 블라인드 축구 국가대표인 카토 켄토 선수는 우연한 기회에 eone이 올린 게시물을 보고 제품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 블라인드 축구는 시각 장애인 선수들이 안대를 착용하고 소리가 나는 특수 공으로 경기하는 것이다.) 그는 “기존에도 시각 장애인을 위한 시계는 있었지만, 종류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디자인을 고려해가며 고를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다”며, “그에 비해 ‘브래들리 타임피스’는 기능은 물론, 디자인도 멋있고 종류도 다양해서 스타일에 맞게 고를 수 있어서 좋다”라고 말했다.
카토 씨는 “친구의 도움을 받아 3가지 디자인의 제품을 구매하게 됐다”며, “복장이나 그날의 기분에 따라 다른 디자인의 시계를 골라 착용한다”고 밝혔다. 때마침 김 대표가 일본 진출을 위해 블라인드 축구 협회와 논의를 진행하던 중에 그가 구매한 사실을 알게 되어, 더욱 깊은 인연을 맺고 일본 프로모션을 위한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Connected by Facebook
'브래들리 타임피스'가 세상에 알려지기까지 Facebook은 여러 단계에서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주는 통로가 되었다.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Kickstarter에서 65개국 4천여 명으로부터 후원을 이끌어내는 중추적인 역할을 한 것도 Facebook이고, 다양한 어워드를 수상하며 세계에 이름을 알린 것도 Facebook을 통해서다.
Facebook은 사업 파트너도 연결시켜줬다. 현재 eone KOREA를 운영하고 있는 김명식 이사는 Facebook을 통해 브래들리 타임피스를 처음으로 알게 됐는데, 제품 철학에 크게 공감하여 한국 지사의 운영을 맡겠다는 제안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eone의 Facebook 페이지에는 ‘모두의 공감’을 얻기 위한 다양한 노력과 배려가 묻어난다. 제품의 목적과 기능, 연출 방식 등을 설명하는 콘텐츠를 자주 업데이트하면서 별도로 시각 장애인을 위한 이미지 설명 텍스트를 첨부해 음성 기능을 통해 내용을 알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메시지 창을 상시로 오픈해 여러 가지 문의와 제안에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시각 장애는 특정인에게만 주어진 조건이 아니다. 최소한 모든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시력이 나빠진다. 시력에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회의나 수업, 중요한 미팅, 어두운 극장 등에서 ‘만지는 시계’는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다.
모두를 위한 디자인. ‘브래들리 타임피스’가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기를 바라며,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을 eone의 새로운 제품을 기대해본다.
#Madebykorea #LovedbytheWorld
ⓒ Written by Dooholee.
commissioned by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