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두호리 Aug 09. 2021

열흘 후면 공식 한량

아무튼 육아휴직

근 일 년 간을 “할까 말까” 망설였던

육아휴직이 불과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망설였던 이유는 ‘당신의 이유처럼’ 여러 가지다.

첫째가 망우주적 전염병 때문이고

두 번째는 회사만 바라보고 사는 월급쟁이라.

과연 베리리틀타이니스몰큐티한 내 자산을 까먹으며

한량질을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


내 원래 체질은 한량이 맞다.


무슨 대단한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

어차피 나라를 구할 것도 아니고..


성취감은 아무데서나 잘 느낀다.

가령, 라면을 끓이거나 청소를 하거나

온 동네 편의점을 돌아다니다 기린 캔맥을

구해오면서도 엄청난 성취감을 느낀다.


소확행을 아는 남자라

반드시 조직에서 엄청난 프로젝트에 기여하고

성과를 인정받으며 성취를 할 필요가 없다.

직장인의 성취는 어차피 회사의 성취다.

회사는 내 성취로 성장하고 내 월급은… 마 됐다..


그리고 그냥 노는 게 좋다.

조상이 뽀로로다. 노는 게 젤 좋다.


놀면서 돈까지 벌 수 있다면 더 좋다.

육아휴직을 하면 그래도 쥐꼬리만큼 돈도 준다.

다시 회사에 복직하면 또 돈을 벌 수도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좋은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애가 둘인데 하나는 아노미 상태로 살아가고,

둘째는 아직 천진난만하다.

자신이 FBI 요원인 줄 안다.


깜짝이야.. 딱 걸렸어..

영어도 못하면서 FBI의 중책을 맡았다.

하기사 <보스베이비>를 보면

모두 잠든 후에 본캐를 드러낸다만..


여하튼..

“이 아이를 어떡하니”


그래서.. 육아휴직을 하게 된 것이다.. 에헴..





아직 며칠은 노동을 더 해야해서 출근하는 길인데,

이제 열흘 후면 진정한 ‘국가공인 한량’이 된다.


며칠 남지 않은 출근길에

오랜만에 글을 써본다.


아무튼 ‘오늘은’ 출근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지각사유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