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육아휴직
근 일 년 간을 “할까 말까” 망설였던
육아휴직이 불과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망설였던 이유는 ‘당신의 이유처럼’ 여러 가지다.
첫째가 망우주적 전염병 때문이고
두 번째는 회사만 바라보고 사는 월급쟁이라.
과연 베리리틀타이니스몰큐티한 내 자산을 까먹으며
한량질을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
내 원래 체질은 한량이 맞다.
무슨 대단한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
어차피 나라를 구할 것도 아니고..
성취감은 아무데서나 잘 느낀다.
가령, 라면을 끓이거나 청소를 하거나
온 동네 편의점을 돌아다니다 기린 캔맥을
구해오면서도 엄청난 성취감을 느낀다.
소확행을 아는 남자라
반드시 조직에서 엄청난 프로젝트에 기여하고
성과를 인정받으며 성취를 할 필요가 없다.
직장인의 성취는 어차피 회사의 성취다.
회사는 내 성취로 성장하고 내 월급은… 마 됐다..
그리고 그냥 노는 게 좋다.
조상이 뽀로로다. 노는 게 젤 좋다.
놀면서 돈까지 벌 수 있다면 더 좋다.
육아휴직을 하면 그래도 쥐꼬리만큼 돈도 준다.
다시 회사에 복직하면 또 돈을 벌 수도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좋은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애가 둘인데 하나는 아노미 상태로 살아가고,
둘째는 아직 천진난만하다.
자신이 FBI 요원인 줄 안다.
영어도 못하면서 FBI의 중책을 맡았다.
하기사 <보스베이비>를 보면
모두 잠든 후에 본캐를 드러낸다만..
여하튼..
“이 아이를 어떡하니”
그래서.. 육아휴직을 하게 된 것이다.. 에헴..
아직 며칠은 노동을 더 해야해서 출근하는 길인데,
이제 열흘 후면 진정한 ‘국가공인 한량’이 된다.
며칠 남지 않은 출근길에
오랜만에 글을 써본다.
아무튼 ‘오늘은’ 출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