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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호리 May 20. 2019

지각사유서


오늘 춥대서 잠바도 챙기고
혹시 더울까 반팔티도 챙기고
전철에서 읽을 책도 챙기고
머리에 에센스까지 바르고

아침에 완전 여유 부리며
전철 시간 맞춰 나왔는데...

“카드가~ 없네.. “ (유아인 버전으로..)

불과 5분 남겨두고 왜 그렇게 뛰었는지 몰라..
어차피 안될걸 알면서도..
그렇게도 숨을 헐떡였네.
뭔가 포기해버리면 안 된다는 본능적인 몸부림.
4분 만에 카드를 가져올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니..

그 얇은 플라스틱 한 장에 발이 묶이다니
지각 따위 해버리는 못난이..

#

일전에 똑같은 일이 있었는데
너무나도 성실한 직장인 마인드
우선 무임승차를 강행했더랬다.
도착지에 내려서 역무 소에 찾아들어가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사원증을 보여주며
내일 내겠다며 명함을 맡기려고 했더니
아즈씨가 츤데레하게 “담에 두배 내세요”하고는
그냥 보내줬다..

그래..
그런 융통성을 부려볼 수도 있는데,
오늘은 외근도 있고 여러 번 차를 타야 해서
어차피 카드는 필요할 것 같았다.

누굴 탓하리오.

#

그런데 어제 분명히
지갑을 확인한 기억이 떠올랐다.

평소 나는 가방을 갖고 다니지 않는 편이라
지갑도 매우 얇은 것을 갖고 다니는데
거기엔 사원증, 법카, 현관키, 신용카드 1장만 딱 들어있다. 명함도 사람 만날 일이 있는 날만 두어 장 챙겨서 나간다.

주말에는 사원증이나 법카가 필요 없으니
다른 지갑을 들고나가는데,
그때 현관 키나 신용카드를 챙겨서 옮겼다가
일욜 저녁에 다시 빼서 출근용 지갑으로 옮긴다.

그래서 매주 하는 일이라 꼭 교통용 신용카드의
지참여부를 확인하는데..,

오늘 지갑을 살펴보니 내가 착각할만한
상황이 있었다.

지난주에 만난 한 회사의 명함이
내가 주로 쓰는 신용카드의 색깔과 같아서
카드가 있는 것으로 착각한 것이다 ㅠㅠ

바보!
멍청이!!

종이 뭉치에 앞장만 돈으로 바꿔놔도
돈뭉치로 믿을 테냐..

앞으로 손으로 꼭 잡아보고 확인해야겠다.




#지각 #말이많다 #책은왜챙긴거..
#핑크퐁때문에.. #넣은카드도다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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