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좀 덜 자란 애비
육아휴직…
넘나 큰 과제를 받아 든 탓인지
어제 애들에게 엄청난 잔소리를 해버렸다.
첫째 시력 아끼라고
둘째 용기 가지라고 한 소리들이
오히려
아이 눈에 눈물이 나게
아이가 의기소침하게 만들어버렸다.
뭔가 “육아”여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었나..
해도 안 해도 달라질 게 없던 소릴
괜히 해버렸다.
혼자 카페에 가서 우울해하고 있다가
EBS에서 만든 <파더쇼크>라는 다큐를 보고는
왜 ‘어린이’가 자라는 과정을
기다려주지 못했는가 하는 자책이 들었다.
나는 어릴 때 짱구보다도 더한 말썽쟁이였는데..
무엇을 어쩌자는 것인지..
내가 덜 자랐다..
육아(育兒)가 아닌
육아(育我)가 필요하다..
이른 아침
직장인들의 분주함이 없는
텅 빈 카페에서 자기 돌봄의 방법을
탐구해 본다
덜 자란 애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