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라디오의 시작
문제 같지 않은 문제 하나 내볼까요?
<다음 영화들의 공통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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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굴 바보로 아나.."
"제가 문제 같지 않은 문제라고 했쟈네요.. -.-;"
이외에도 '라디오'와 관련된 인물이나 사건을 소재로 만든 영화들이 꽤 많이 있더군요.
<봄날은간다>, <안녕UFO>, <러브액츄어리>, <언터쳐블가이>, <굿모닝 베트남>, <리틀디제이> 등..
혹시 이 영화들 중에 보신 영화 있으세요? 저는 이중 7개 정도 봤네요.
그중에서도 일본 영화인 <웰컴 Mr. 맥도널드, 1997>라는 영화를 참 재미있게 봤는데요. 원래 제목은 '라디오의 시간(ラジオの時間)' 입니다. 시청자 극본 공모를 통해 만들어지게 되는 생방송 '라디오 드라마' 제작과정에서 PD와 성우들 간에 벌어지는 갈등을 코믹하고도 긴장감 있게 그린 영화입니다.
한국 영화인 <라듸오데이즈, 2008>가 '라디오 드라마'라는 동일한 소재로 비슷한 전개를 그렸는데요. 조선 최초의 라디오 방송국인 <경성방송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관심을 끌었던 영화입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라디오'
1860년대 전신, 전화의 발명이나 1900년대 무선전신 개발 등 라디오 전사(前史)는 일단 넘어가고,
실용화된 세계 최초의 정규 라디오 방송은 1920년 11월 2일 미국 피츠버그의 웨스팅하우스(westing house, 현 美CBS)가 설립한 <KDKA>입니다. 웨스팅하우스는 전기회사였는데, 당시 자사가 만든 가정용 라디오 수신기 판매를 확대한기 위해 서비스 차원으로 내놓은 것이 바로 라디오 방송입니다.
이후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에서 정규 라디오 방송을 시작했고, 우리나라는 일제 강점하 '일본의 4번째 라디오'로서 <경성방송국-JODK>라는 호출부호를 받아 방송을 하게 되었습니다. 광복 후 1947년이 돼서야 방송국의 명칭을 '서울 중앙방송국'으로 바꾸고 국제 무선통신회의(ITU)로부터 한국 최초의 호출부호인 'HL'을 할당받아 <HLKA>로 방송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함께 이승만 정부는 서울 중앙방송을 정부 공보처로 귀속시키고, 라디오 방송을 통해 정부의 시책을 홍보하였습니다. ('방송국(放送局)'이라는 용어는 방송이 정부 하부기관으로 속해 있을 때 불리던 명칭입니다. 민간방송이 많은 지금은 '방송국'으로 표현하는 것이 원래 의미와는 맞지 않는 말이지만, 실제로는 관용어(慣用語)로 쓰이고 있어 틀린 말은 아닙니다.(국립국어원))
1959년 4월 15일. 한국 최초의 상업 라디오 방송인 부산문화방송이 개국을 알렸습니다. 기존 국영방송과는 차별화된 시각으로 사회 상황을 보도하는 민간 방송의 출현은 많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이 되었습니다.
1961년 3월 부산문화방송의 경영을 승계한 '한국방송주식회사'가 서울에 설립되었습니다. 한국방송주식회사는 같은 해 8월 사명을 '한국문화방송주식회사'로 변경하는 한편 주파수 900KHz, 호출부호 <HLKV>를 확정하였습니다. 또한 경기도 시흥에 123m 높이의 철탑 안테나와 송신기를 설치하고 11월 11일 첫 시험전파를 내보내 수도권 최초의 민간방송을 개국을 위한 준비를 모두 마쳤습니다.
1961년 12월 2일. 아침 6시
띠-띠-띠-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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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방송하는 HLKV 한국문화방송 입니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 최초로 탄생한 MBC 문화방송은..."
- 최계환 아나운서 개국멘트 中
드디어!!! 서울 하늘에 대한민국 최초의 민간 상업 라디오 방송 MBC의 전파가 퍼져나갔던 것이었습니다.
아~~~ 그야말로 '전설의 레전드'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세계 최초의 라디오 방송은?
'띠-띠-띠- 띠띠띠 띠-띠- (---...-.-.) = MBC'
초등학교 때 배운 모스 신호 기억하시죠? 이것이 바로 전신(電信)입니다. 라디오의 고조부(高祖父)죠.
1837년 새뮤엘 모스(Samuel Morse)가 짧은 전류와 긴 전류를 배합해 알파벳을 나타내는 부호를 만들고 전기를 통해 원거리에 이를 전달하는 방식을 개발했습니다. 인편(人便)으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던 시대에 그야말로 혁명적인 일이었죠.
같은 해 그라프톤 페이지(Grafton Charles Page)라는 사람이 전류에 음성을 실어 보내는 전화의 원리를 발견하였는데, 실제로 '전화(電話)'가 실용화된 것은 40년 후인 1876년 그레이엄 벨에 의해서입니다. 전화가 처음 보급되었을 당시 전화는 지금의 '라디오' 역할을 하기도 했답니다. 전화로 다중에게 방송을 한 것이니 라디오의 할아버지쯤 되는 것이죠.
1864년 스코틀랜드의 맥스웰이 전자기파의 원리를 발견하고, 1887년에 하인리히 헤르츠(Heinrich Hertz)가 '전자기파(電磁氣波,electromagnetic wave)'를 만들어 냈습니다. 공중에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파장이 있고 이것이 진동과 시간에 의해 한 공간에서 다른 공간으로 전파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실제로 그런 파장을 만들어낸 것이죠.
발상이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유명한 일본 만화 <드래곤볼Z>의 '에네르기파!!'처럼 공중에 전기파를 발생시켜 쏴버리는 것입니다. 초사이언이 된 거죠... ㄷㄷㄷ.. 그런 전기파의 세기와 크기를 주파수(周波數)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너무 대단해서 주파수의 '단위기호'를 이 사람의 이름인 '헤르츠(Hz)'로 정해버린 것입니다. 죽어서도 이름을 남긴 것이죠.
1894년 이탈리아의 굴리엘모 마르코니(Gulielmo Marconi)가 이런 전자기파를 송수신하는 장치를 개발하면서 본격적인 '무선전신'의 시대가 시작됩니다. 마르코니는 1901년 대서양을 횡단하는 무선통신에 성공하고 1897년에 무선전신회사를 설립해 대서양을 횡단하는 무선통신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이 자체로 '라디오'는 아니었고, 이때는 부호를 전달하는 그야말로 무선전신(無線電信, radiotelegraphy)이었습니다.
무선으로 소리를 전달하게 된 것은 1906년 캐나다 물리학자 레지널드 페센든에 의해서입니다. 페센든은 크리스마스이브날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자신이 개발한 고주파 발생기로 진폭 변조방식(AM)을 이용해 음악과 짧은 이야기를 묶은 세계 최초의 '방송'을 대서양으로 전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통신에서 방송의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AM, FM, 주파수?
여러분 라디오 하면 FM, AM이 가장 먼저 생각 나시죠?
AM과 FM은 과연 무엇일까요. AM과 FM은 전자기파를 변화시키는 방식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무선 전파를 발견했으니 사람들은 당연히 열광했겠죠. 1917년에 개설된 무선국만 해도 15만 개 이상이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말할 것도 없죠. 전 세계인이 무선주파수를 이용하는 핸드폰 하나씩은 다 갖고 있으니.. 뭐 설명 안 해도 공중에 얼마나 많은 전자기파가 있는지 짐작할 수 있겠죠.
이 많은 전자기파 중에 MBC가 내보내는 전자기파는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
동물원에 가면 다양한 전시 사육장이 있습니다. 곤충관, 파충류관, 유인원관, 조류관 맹수관.. 등등..
조류관에 가면 앵무새도 있고, 독수리도 있고, 메추리, 소쩍새 등이 있죠.
<조류관> 같은 전시관을 주파수 대역, <앵무새>처럼 각 동물을 주파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가령, MBC 표준 라디오를 들으려면, 3KHz~300GHz의 넓은 동물원에 가서 '중파관'이나 '초단파관'을 찾아 '900KHz'동물이나 '95.9 MHz'라는 동물을 찾으면 되는 것이죠.
주파수는 파장과 진동수로 이뤄집니다. AM이니 FM이니 하는 말은 쉽게 말해(청취자 입장에서) 이런 주파수의 모양을 구별하는 방식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AM은 파의 높이를 변조하는 방식, FM은 높이는 고정시켜두고, 길이와 진동수만 변조하는 방식으로 각기 다른 파형을 만들어 내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전자기파 자체가 '소리'는 아닙니다. 이 전자기파는 소리 데이터를 운반해주는 단지 캐리어의 역할만 합니다. 이를 반송파(搬送波, carrier wave)라고 하는데요.
즉, 성시경 DJ가 음악도시에서 조용한 목소리로 '잘 자요~' 하는 멘트를 날리면, 이를 91.9MHz로 증폭해서 보내는 것이 아니라. 91.9MHz의 전기파 캐리어에, 대략 200Hz 밖에 안 되는 음성 주파수 데이터를 실어서 보내는 것이죠. (사람이 낼 수 있는 주파수는 87Hz~1200Hz)
9190000Hz + 200Hz(~1200Hz)가 성시경 씨의 소리 주파수입니다. 라디오 수신기는 이 전자기파에 실린 데이터를 받아서 사람들이 들을 수 있는 소리 형태로 바꿔주는 것이죠. 따라서 라디오가 91.9 MHz라는 정확한 지점에서 소리가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날로그식 튜닝 다이얼로 이리저리 돌리며 신호를 '잡아내는' 것입니다.
그러면 다이얼을 제대로 맞췄는지 어떻게 아느냐!
그래서 바로 무선국마다 고유하게 할당되는 '호출부호'라는 것이 있는 것이겠죠!
'그래서 모다?'
"주파수를 잘 맞춰서 듣자.."
ⓒ Written by Dooholee. commissioned by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