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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목 Oct 03. 2022

다,이제

새벽부터 잠이 깼다. 책을 읽다가 문득 배고프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허기가 치민다. 며칠 째 식탁에서 존재감 없이, 그것도 배를 갈라 속살을 드러내고서도 자리만 차지하고 있던 다이제가 보인다. 통밀의 뻑뻑함에도 굳건하던 옛 맛은 비슷한 맛들에 밀렸다. 어떻게든 버텨보겠다는 악착같은 마음으로 다이어트 과자라는 정체성도 내팽개치고 초콜릿을 얼굴에 뒤집어 썼음에도 그랬다. 그래도 배고프면 먹으려나. 누가 먹었는지 자리 한 개가 비었다. 실망하고 다시 배를 붙였나? 그냥 새벽부터 독서한 탓인가 정신이 온전치 않다. 배고프니 어릴 때 먹던 다이제스티브인가. 통밀에 짜낸 침을 적당히 버무리는 순간 느껴지는 고소함이 뻑뻑함을 누를 수 있는. 어이쿠! 이제 5자리가 비었다. 근데 굳건히 자리를 내어주지 않고 저 껍질에 붙어있는 처음이자 마지막인 녀석들은… 모른 채 했다. 콜라를 마셔야겠다.

#다이제 #생각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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