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몸이 안 좋다는 소리에 전복 싸 들고 간 아내가 그토록 애정 하는 왕골 돗자리를 들고 왔다. 아내는 연애 때 우연히 왕골의 그 씨원함을 경험하고 나서 매년 여름만 되면 덥다 덥다를 연발하며 탐냈다.
아내는 끈적거리는 바닥에 누워 선풍기를 끼고 그나마 바닥이 제일 시원해라며 본가에 있는 담양 산 왕골 돗자리를 애정 했다. 매년 살까 말까 고민만 해왔다. 소나기처럼 퍼붓는 땀에도 만들어 내는 그분들의 노고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덥썩 사기에는 가격이 착하지 않다.
아무튼 전복죽에 이런저런 밑반찬을 준비해 놓고 돌아서는 아내는 양쪽 가장자리가 너덜너덜 해진 채 돌돌 말려 세워진 왕골 돗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그대로 집으로 들고 와 이탈리아 장인이 만들었다던 주원이 체육복처럼 아내는 한 땀 한 땀 정성을 깃들여 흥부네 돗자리를 만들어 냈다.
그리곤 단전에서부터 끌어올린 소리로 외쳤다.
"아으~ 씨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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