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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장cine 수다

<애프터>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틴에이저 버전

by 장혜령
IMG_20190820_165459_755.jpg 애프터, After, 2019, 제니 게이지


오래된 연인, 중년의 부부는 흔히 정(情)과 의리로 살아간다고 말한다. 서로를 여성과 남성으로 보지 않고 친구나 남매로 본다는 서글픈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는가? 사는 게 바빠서, 오랫동안 동고동락해서 설렘과 두근거림이란 찾아볼 수 없는 연인들이 다시 활활 타오를 묘책이 있다. 끈적이는 눈빛, 닿을락 말락 한 터치, 내꺼인 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썸. 하이틴 멜로 영화로 메마른 관계를 재정비해보는 건 어떨까?


성공한 덕후의 인생 로맨스

영화 <애프터> 스틸컷


<애프터>는 인기 록 밴드의 멤버를 주인공으로 한 팬픽션이 원작이다. 온라인도 아닌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 '왓패드'에 연재되며 소설로 출간되기도 전에 영화제작 제안이 먼저 들어왔다. 원작자 '안나 토드'는 덕질도 잘만 하면 성공한다는 말을 실감케하는 성덕이다. 영화제작 후 40여 개국에 소설책이 출간되었으며, 영화의 상당 부분에 참여하며 남다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그야말로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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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애프터> 스틸컷



무엇보다도 <트와일라잇>,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처럼 소설의 인기에 힘입어 영화의 성공까지 거둔 작품과 비견된다. 이 세 작품의 공통점은 평범한 여성이 범접할 수 없는 마성의 남성과 사랑에 빠지는 완벽한 판타지를 구현한 여성 만족에 있다. 화보를 보는 듯한 선남선녀의 비주얼뿐만 아니라 자연스러운 스킨십, 치고 빠지는 타이밍과 감각적인 음악이 17개국 박스오피스 1위 달성이라는 타이틀을 만들었다.


무엇보다도 <트와일라잇>,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처럼 소설의 인기에 힘입어 영화의 성공까지 거둔 작품과 비견된다. 이 세 작품의 공통점은 평범한 여성이 범접할 수 없는 마성의 남성과 사랑에 빠지는 완벽한 판타지를 구현한 여성 만족에 있다. 화보를 보는 듯한 선남선녀의 비주얼뿐만 아니라 자연스러운 스킨십, 치고 빠지는 타이밍과 감각적인 음악이 17개국 박스오피스 1위 달성이라는 타이틀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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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애프터> 스틸컷



감독 '제니 게이지'는 패션잡지 디렉팅 경력을 살려 감각적이고 로맨틱한 장면을 살려냈다. 호숫가 장면, 아쿠아리움 장면, 결혼식 피로연 장면, 도서관 장면 등 죽어있던 당신의 심장을 고동치게 할 명장면을 여러 만들어 냈다. 물론 이 모든 이야기는 관객이 여성일 때 가능하며 여성 관객을 위한 영화이기에 남성들의 하품 소리가 곳곳에서 들릴지도 모르겠다.



츤데레 하딘, '히어로 파인즈 티핀' 입덕 예정

영화 <애프터> 스틸컷


낯선 이름 '히어로 파인즈 티핀'은 아직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애프터>가 개봉하고 나면 '히어로 파인즈 티핀'은 유명인이 되어있을지 모른다. 그는 1997년생 배우이자 모델이다. 볼드모트로 유명한 '랄프 파인즈' 조카이며 '해리포터 시리즈'의 볼드모트 아역으로 나왔다. 게다가 젠틀하고 기품 있기로 소문난 영국 남자다.


그가 맡은 '하딘'이란 캐릭터는 츤데레다. 관심 없는 척하면서 살짝살짝 훔쳐보기 달인이다. 온몸에 새긴 타투를 통해 외형은 강인해 보이나 상처받은 내면을 가졌다. 하지만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재력'일 것이다. 대학 총장의 아들이면서 뇌섹남이다. 모범생인 테사(조세핀 랭포드)는 하딘의 외모뿐만 아니라 고전소설로 토론을 할 수 있는 지적인 면에도 끌렸다. 모든 것이 완벽한 백마 탄 왕자님의 업그레이드된 버전이다.


영화 <애프터> 스틸컷



<애프터>의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된다. 흔히 신분 차이를 극복하는 재력남의 뇌는 순수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하딘은 모범생 테사와 《오만과 편견》을 가지고 논쟁을 벌인다. 오만한 다아시는 하딘이고, 당찬 엘리자베스는 테사다. 둘의 첫 만남은 테사의 방에서 시작된다. 《위대한 개츠비》을 읽으면서 스포일러를 하는 대범함에 반하지 않을 수 없다. 그 후 하딘의 방에 있는 《폭풍의 언덕》은 기폭제가 되어준다. 인테리어로 꽂혀져 있는 책이 아닌 포스트잇을 덕지덕지 붙여가며 진짜 읽어 본 책인 것이다. 고전 소설의 재해석으로 둘은 로맨틱한 만남을 연출한다. 어찌 반하지 않겠는가. 재력과 뇌섹, 잔근육을 가진 진짜 츤데레 캐릭터가 하딘에게 입덕하지 않을 수 없다.


감미로운 음악도 빼놓을 수 없다. '아리아나 그란데'의 'Dangerous Woman', 셀레나 고메즈의 'Good For You', 영화에도 출연한 '피아 미아'의 'Bitter Love', '에이브릴 라빈'의 'Complicate'를 편곡한 노래 등 셀렙들의 사운드 트랙도 화제다.


영화 <애프터> 스틸컷


하딘과 테사는 서로를 자극하며 밀고 당기기를 반복하다 텐션업 순간 사랑에 빠진다. 흔하디흔한 로맨스의 클리셰를 안정적으로 따라간다. 하지만 끝까지 둘의 사랑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둘의 성장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벌써 <애프터>는 속편을 계약했다고 한다. 할리우드 소식통에 의하면 내년 나올 속편은 R등급이며 하딘의 어린 시절이 나온다고 한다. 그렇다 우리가 내년까지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았다. 잃어버린 연애 세포가 살아나는 하이틴 로맨스를 즐기고 싶다면 <애프터>를 추천한다. 눈 호강, 귀호강, 마음 호강을 한번에 즐길 수 있는 영화임에 틀림없다.



평점: ★★★

한 줄 평: 결정적인 순간에 피임은 확실하게! 정말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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