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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령 Jan 30. 2020

《작은 아씨들》영화 개봉 전에 읽어 볼까?

글 쓰고 싶은 모든 여성들의 워너비 모델

© 작은 아씨들, 루이자 메이 올컷


글 쓰는 여성은 아름답다. 글쓰기뿐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분야의  꿈을 이루고 싶은 모든 여성들은 아름답다. 그게 어떤 모습이든 존경하고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다.



개봉을 앞둔 영화에 앞선 원작 선택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감독 '그레타 거윅'이 리메이크한 영화 <작은 아씨들>에 대한 열기가 심상치 않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6개 부분에 노미네이트되어 있기도 할 뿐만 아니라 현시대를 살아가는 여성 감독과 여성 캐릭터들의 여성 서사기 때문이기도 하다. 1995년 작과 2020년 작은 분명 25년의 차이처럼 원작을 해치지 않으면서 진보한 여성 캐릭터를 만나볼 것으로 기대한다. 현 가장 주목받는 청춘 남녀의 캐스팅으로 개봉을 앞두고 원작을 읽어보았다.


영화는 시간 제약 안에 원작을 영상으로 압축해야 하기 때문에 생략하거나 새롭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 때문에 영화를 보기 전이나 영화를 보고 난 후 풀리지 않는 의문, 캐릭터에 대한 충분한 공감이 필요하다면 원작을 꼭 읽어 볼 것은 권한다. 1권에서는 소녀들의 유년시절을 2권에서는 성인시절을 다루고 있다.


현재 한국에는 다양한 출판사의 버전이 존재하지만 번역가, 출판사에 따라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펭귄클래식코리아의  《작은 아씨들》 을 선택했다.


이유는 첫째, 방대한 이야기를 한 권으로 만나보는 양장본도 좋지만 이동하며 읽기에 불편하기 때문에 1,2권으로 나뉘어 있는 책을 택했다. 현재 영화 개봉과 함께 띠지나 표지 갈이를 했거나 새롭게 일러스트 버전도 있다. 자기가 원하는 스타일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대략 출판사는 알에이치코리아, 윌북, 인디고,펭귄클래식코리아 등이 있다.


둘째, 무엇보다 펭귄클래식은 오리지널 한 느낌을 최대한 살려 명화의 고풍스러운 분위기 때문에 선택했다. 클래식한 삽화 때문인지 소장 가치 또한 충분하다.



작가 '루이자 메이 올컷'의 자전적인 소설

© 작은 아씨들, 루이자 메이 올컷


원작자 '루이자 메이 올컷'의 《작은 아씨들》 실제로 19세기 미국 네 자매와 어머니와의 유대관계를 반영한 자전적인 소설이다. 아버지 '에이머스 브론슨 올컷'은 초월주의 사상가이자 활동가의 역할이 자녀들 교육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네 자매 중 둘째 '조'는 '루이자' 자체라고 해도 무방하다. 남북전쟁이 한창인 1862년에 입대, 야전병원 간호사로 일하며 얻은 경험으로 《병원 스케치》를 쓴다.


성(性), 결혼, 사랑에 이중적인 태도를 가진 루이자는 서른세 살에 본격적으로 프로 작가에 입문하게 된다. 직업 선택이 어려운 당시 상황에서 파격적인 행보다. 처음으로 성공을 안겨준 작품은 《병원 스케치》다.  가족들은 루이자를 착한 딸이면서도 반항적인 공상가였다고 말하는데  《작은 아씨들》에 묘사된 조의 성격과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


루이자는 결혼으로 여성의 삶이 결정되는 때에 태어나  작가가 되기란 쉽지 않았다. 루이자가 글 쓰는 가장 중요한 동기는 경제적인 자립이었다. 여성의 집필을 위해서는 돈과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던 영국의 작가 '버지니아 울프'와도 일맥상통한다.


1868년 첫 발표 이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작은 아씨들》 은 네 자매의 다양한 성격에 자신을 투영하며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매력적인 소설이다.  소녀들을 위해 썼지만 다양한 분야와 세대에서 사랑받고 있다.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어 성공적인 작가로 안정적인 생활을 안겨주었다.



21세기에도 유효한 여성들의 워너비 모델

© 작은 아씨들, 루이자 메이 올컷


추측건대, 크리스마스 아침 이 도시에서 가난한 자들에게 편안함을 선사하고 돌아서던 이 네 명의 굶주린 소녀들보다 행복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비록 자신들의 아침을 나눠주는 바람에 빵과 우유로 만족해야 했지만, 뿌듯한 마음으로 크리스마스 아침을 열었으니 말이다. P 69




《작은 아씨들》 은 여성 성장소설이다. 성평등이란 판타지를 이상화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경제적인 부족함 없이 화목한 가정이지만 아버지의 군 복무로 가세가 기운 가정은 겨울, 크리스마스 풍경으로 시작한다.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위해 세상을 온 예수의 생일. 일 년 중 가장 풍족하고 즐거운 날이지만 청빈한 기독교 집안에서 사치란 없다.


네 자매와 어머니는 전쟁 중인 상황과 '너 자신보다 이웃을 사랑하라'라는 예수의 말씀을 실천한다. 작지만 먹을 빵을 나누고, 최소한의 선물로 마음을 전한다. 지금까지 보아온 소설 중에 가장 따뜻한 오프닝이다. 《작은 아씨들》 은 물질적인 풍요와 성공보다 마음의 풍요를 말하고 있다. 영혼을 살찌우는 것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그 사람 자체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여성의 눈과  목소리를 투영한다는 점이 고전으로 불리는 이유라 하겠다. 네 자매의 뚜렷한 캐릭터성은 누군가에게는 자기 자신 자체라 할 수 있다. 4인 4색의 인물들은 뚜렷한 색깔을 가지고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꾸려나가고 있다.


첫째 메그는 결혼을 통해 안락한 가정을 꿈꾸는 19세기 전형적인 여성의 모습이다. 연기에 관심 있고 네 자매중 가장 아름다운 외모를 소유하고 있다. 둘째 조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작가가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여성의 사회진출이 허락되지 않아 자매들이 즐겨 하는 연극 시나리오를 쓰며 습작을 이어나간다. 다혈질에 말괄량이이며 연극에서는 늘 남자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다. 옆집에 이사 온 소년 로와 친구가 된다.


셋째, 베스는 피아노 치길 좋아하고 집안일을 즐긴다. 조용하고 섬세하며 착한 성품을 지녔으며 희생적인 성격을 가졌다. 넷째 에이미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돈 많은 부자와 결혼해야 한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다. 가장 어리지만 자신의 의견이 분명하다. 돈이 가진 물질만능주의가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훗날 부유한'마치' 숙모 할머니의 후원으로 그림을 공부한다.


어머니 마치 부인은 모두 자신만의 짐을 짊어지고 산다는 말을 한다. 남북전쟁의 종군목사로 복역 중인 남편의 대신해 집안의 가장이 된다.  이웃에게 친절을 베풀고 솔선수범하는 선행은 네 자매를 올곧게 키워낸다. 살아가면서 때로는 등에 진 짐이 버겁기도 하고 가볍기도 하겠지만 모두 각자의 혜안으로 짊어지는 방법을 터득하길 바란다. 그야말로 밥상머리 교육의 산실이다.





2020년 버전 <작은 아씨들> (좌), 1995년 버전 <작은 아씨들> (우)


원작으로 만나 본 《작은 아씨들》 은 19세기에 쓰인 시대상이지만 21세기에 읽어봐도 전율을 느낄 정도도 '조'에게 푹 빠져버렸다. 1995년 영화는 조를 아예 화자로 세워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소설은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네 자매와 주변 인물을 바라보고 있다.  조의 관점에서 서술되는 것도 좋지만 어떤 사람은 베스의 관점으로 서술되길 바랄지도 모를 일이니까 말이다. 원작에서는 영화에 다 담지 못한 자매들의 사소한 성격과 행동마저도 알 수 있어 4인의 매력이 뚜렷이 발산된다.


더욱 풍성하고 세밀한 인물 묘사 덕분에 조와 이탈리아 귀족 출신인 '로리'와 왜 이어지지 않았는지 이해가 되지 알았던 지날 날이 정리되었다. 세상을 알게 된 어른이 되고 보니 결혼을 선택한다면 꾸준히 쓸 수 없었던 조를 이해할 수 있었다.  《작은 아씨들》 은 지금도 여전히 세상의 향해 나가아고 싶은 여성들을 위한 페미니즘 소설로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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