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혜령 Jun 05. 2020

《코로나 사피엔스》 코로나가 만든 신(新)인

코로나19 사태 이후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호모 사피엔스란 현명한 인간이란 뜻이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 사태로 세계 최고라 자부하는 국가들의 민낯을 내보이며 스러져갔다. 현인류는 호모 사피엔스라는 학명을 받을 자격이 충분할까?   


코로나 백신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백신이 만들어지면 뭐 할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죽고 사회, 경제 체제는 무너진 후다. 바이러스는 가만히 있지 않고 활발히 변이한다. 진화된 코로나 바이러스가 또 창궐할지도 모를 일이다. 종식은 아마 어려울 것이다. 3-5년 주기로 나타나는 새로운 바이러스에 적응하며 사는 편이 현명한 일이다. 점점 빨라지는 속도를 맞출 수나 있을까. 인류는 바이러스보다 앞서지 못하고 소잃고 외양간 고치고 있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코로나로 바뀐 뉴노멀(new nomal, 시대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 을 준비하는 포스트 코로나(코로나 이후) 관련 책이 쏟아지고 있다. 며칠 전에 읽었던 《코로나 이후의 세계》가 미래 학자 제이슨 솅커의 예측이었다면 《코로나 사피엔스》는 국내 각계의 6인에게 들어보는 미래다. 우리나라의 사례를 적용하지 않아 아쉬웠던 책을 보안해 한국 사정에 맞에 예측해본 미래가 꽤나 흥미롭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는 생태를 경제활동의 중심에 두는 생태 중심적 기업들을 소비자가 선택하는 시대가 올 거라 예측한다. 자연을 건드려서 생겨난 게 바로 코로나19의 원인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생태적 삶의 방식을 인류가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 가야 경제도 살아난다고 주장한다. 코로나 때문에 뉴노멀하게 생겼다. 이번 기회에 거품 낀 경제를 돌아보고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적응하는 것만이 '코로나 시대 의 신인류'가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다.  


경제학자 장하준 교수는 이번 위기로 인간 삶에서 진짜로 중요한 게 무엇인지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목표는 국민의 안전, 건강, 그리고 복지다. 그것을 위해 성장하는 것이지 주객전도된 상황을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는 가사노동부터 의료, 기본 서비스에 종사하는 돌봄 경제(care economy)가 없다면 우리 모두의 삶이 어려움을 깨달았다. 공공의료, 돌봄 서비스, 배달 및 택배 등. 이번 기회에 더 좋은 사회를 위해 사회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포노사피엔스》로 잘 알려진 진화 인류학자 최재붕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4차 산업혁명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 전망했다. 4차 산업혁명을 흔히 인공지능만 생각하는데 이번 사태로 언택트(비대면)와 초연결이 성장했다. 키오스크, VR 쇼핑, 챗봇, 온라인 수업 등 소비자와 만나지 않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은 일상이 되었다. 


OECD 국가 중 자영업자의 평균 비율이 15%인데 반해 한국은 25%인 점을 고려. 자영업자의 연쇄 도산을 막을 방법을 논의해야 한다. 온라인 주문과 배달을 도입한 업체는 큰 타격이 없는 반면 안된 가게는 많이 폐업을 많이 했다. 물류 시스템이나 IT를 활용할 줄 아는 개인 능력이 세계 최고치인 디지털화를 기반으로 사회시스템의 빠른 전환이 필요하다. 이들에게 국가차원의 IT 전환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홍기빈 교수는 산업의 지구화(세계화), 생활의 도시화(도시 집약적 네트워크), 가치의 금융화(경제 중심), 환경의 시장화(생태위기)가 코로나와 맞물리면서 문명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바뀔거라고 말했다. 세계화 현상이 없었다면 대륙간 이동이 벌어졌을까?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노가 반대편 나라까지 퍼지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홍콩, 서울, 싱가포르처럼 거대 인구밀도가 높은 거대 도시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홍교수는 코로나19 상황은 전례가 없기 때문에 미래를 대하는 방식에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비즈니스 애즈 유주얼'. 그냥 하던 방식대로 살자를 외친다면 경제의 완전 붕괴는 시간 문제다. 인간의 무한한 욕구를 소비로 유도하는 기존의 경제 성장을 버리고  인간과 자연과 사회 모두가 좋은 삶으로 전화해야 한다.  


독어독문학과 김누리 교수는 미국 중심의 야수자본주의 시대는 끝나고 말한다.  한국은 작은 미국이라 볼만큼 많은 부분이  닮아있다. 그동안  맹목적으로 미국을 추종해왔지만  미국은 글로벌 스탠더드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미국과 유럽의 선진의식은 코로나로 무너졌고, 결국 인간과 자연이 화해하지 않고서는 지구에서의 공존은 어렵다고 말이다.  미국을 신성시하던 한국은 이번 기회에 새롭게 우리를 돌아보고, 자본주의를 성찰하는 시기도 맞아야 한다

마지막 주자인 김경일 심리학자는 사회적 원트가(강요된) 아닌 나만의 라이크를 찾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행복의 척도가 어느 순간부터 사회가 정해주었다.   남들 다 있는데 너만 없어라는 것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소수의 것에 만족감을 얻을 때 우리사회는 안정화될 수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임을 증명한 BTS나 <기생충>처럼. 남의 눈에 연연하는 인정 투쟁이 필요없어진 사회를 만들어 가자.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적정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문명과 국가, 국민이 정적한 행복을 추구하고, 이를 타문화와 공존할 줄 아는 성숙함이 요구된다. 대한민국이 코로나 시대에  무너지지 않고 오래 유지되는 것이다.   


이 책은 CBS 라디오의 대표 프로그램인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 2020년 4월 진행한 특별기획 '코로나19, 신인류 시대'를 바탕으로 했다. 다양한 분야의 여섯 석학들과 대담한 내용을 추렸는데 미처 방송에서 못다한 이야기까지 보강해 책으로 펴냈다. 실제 방송은 CBS<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야기의 탄생》 작가 지망생 필독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