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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령 Jun 02. 2020

《이야기의 탄생》 작가 지망생 필독서!  

소설, 영화, 드라마 속 스토리텔링의 법칙

영화와 소설을 좋아하는 나는 이 책이 너무 재미있었다. 이야기와 인물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인간의 뇌와 결합시켜 이야기하는 스타일이 신선하지만 낯설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우리가 궁금해하는 이야기의 원형은 사실 심리학과 뇌과학의 산물이라는 저자의 주장에 퍽 충격적이었다.   


우리가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리고 소설을 끝까지 읽게 되며 드라마의 악녀를 욕하는 기타 행동들이 용의주도하에 계획된 거라니. 저자 윌 스토는 기자이자 소설가이다. 기존의 이야기 중심의 접근 방식 대신, 고전, 현대 소설, TV 드라마, 영화를 분석해 행동양식을 완성했다.   


첫째 장 '만들어진 세계'에서는 뇌가 자동으로 모형을 생성하는 원리를 과학적으로 풀어 내고 있다. 둘째 장 '결함 있는 자아'에서는 캐릭터의 중심 성격과 반대되는 결함 있는 성격의 발현이나 외부 세계를 타파하고 성장하는 인물을 다룬다. 셋 째 장에서는 '극적 질문'을 통해 '나는 누구인가'라는 심오한 인류의 오랜 질문에 화답한다. 마지막 장'플롯과 결말'에서는 플롯은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이야기한다. 결국 플롯 이야기보다 더 중요한 인물, 사건, 해결 등 시작한 이야기를 끝맺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학교 다닐 때 문학 시간에 배운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 혹은 사건-위기-해결로 전개되는 뻔한 분석은 사양한다. 그 중심에는 예측 불가능한 인간들이 있고, 플롯에 일어나는 화려하거나 엄청난 자본으로 떡칠한 마케팅과 CG보다 중요한 것. 모든 이야기가 추구하는 인물에 관한 분석을 중심으로 한다.    


캐릭터는 외부에서 벌어지는 행위의 풍경과 주인공의 생각과 감정 비밀이 펼쳐지는 마음의 풍경이 상충될 때 극적으로 변화한다. 또한 매력적인 인물이나 영웅이 되기 위해서는 왜곡된 세계나 자아를 극복하고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변화된 성격의 근본은 자아성찰 '나는 누구인가?'로 귀결되는 핵심을 말한다.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인물이 작품 속에서 살아가는 방식을 끊임없이 모방하며 자기 현실에 대입하거나  충돌함으로써 성장한다고 믿는 것이다.


고전은 왜 시대와 나라를 떠나 계속 회자되고 재해석 되는지, 봉준호 감독이 만들어 낸 작품의 다양한 캐릭터는 어떤 위험을 돌파하는지, [부부의 세계]를 막장이라며 욕하지만 다음 화를 기다리는 심리는 무엇인지. 인류가 생긴 이해 가장 좋아하는 놀이 중 하나인 '스토리텔링(특히 남 이야기)'의 기재를 과학적으로 파헤친다. 과학적으로 다룬다고 해서 어려울 것 하나 없다. 우리가 어떤 작품을 보고 감동과 슬픔, 분노를 느끼는 이유의 원인을 밝히고 있을 뿐이다.

어째 속았다고 느끼는가. 그렇지 않다. 어차피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사람, 이야기를 듣는 사람, 이야기를 옮기는 사람이 존재하는 한 무수한 창작물을 만들어질 것이다.  무미건조한 일상을 계속해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은 없을 테니까. 하지만 정교하게 만들어진 이야기의 성을 짓는 작가 위에는 날로 진화하는 독자, 관람자가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면 안 된다. 이야기를 소비하는 사람들에게 맞는 시대에 맞는 해석이 이어질 때 문화는 발전하고 인류도 나아간다.


《이야기의 탄생》은 시나리오 작가 혹은 연출자, 비평가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참고로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도 읽어보면 많은 도움을 받을 것이다. 이야기의 제왕이란 타이틀이 괜한 것이 아님을 그의 노하우로 증명한다. 마지막으로 계속해서 언급되는 '가즈오 이시구로'의 《남아있는 나날》과 오슨 웰즈의 <시민 케인>을 꼭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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