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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령 Apr 06. 2022

<앰뷸런스> 노브레이크, 노빠꾸

1990년 대 <나쁜 녀석들>로 데뷔 후 <더 록>, <아마겟돈>, <아일랜드> 등의 흥행으로 전 세계 박스오피스 흥행 수익 5위 안에 드는 파워를 선보였다. '블록버스터를 보여주자'라는 말에 딱 맞는 거침없는 폭발과 빠른 액션이 특기인 만큼, CG 사용은 최소화하며 긴장감과 리얼함을 이끌어낸 감독이다.     


이번 영화는 기존의 마이클 베이 식 화끈함을 넘어 배우들의 연기 시너지까지 이끌어 냈다.  동명의 2005년 작 덴마크 영화를 리메이크 했다. 제이크 질렌할과 야히아 압둘 마틴 2세의 형제애와 에이사 곤잘레스의 카리스마까지 합세해 제대로 매력을 터트린다. 할리우드의 또 다른 파괴지왕, 마이클 베이가 초심으로 돌아간 걸까?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으리란 예상이 든다.     


뜨거운 두 형제의 끝 모를 질주에 낀 구급 대원     
영화 <앰뷸런스> 스틸컷

아프가니스탄 참전용사 윌(야히아 압둘 마틴 2세)은 아픈 아내의 수술비를 위해 보험회사 전화에 매달리지만 처리가 잘되지 않자 좌절한다. 국가 영웅이란 칭호와는 다르게 하루하루 생계가 급한 상황이다. 지게차 운전으로 어린 아들과 아픈 아내를 돌보며 생계를 이어가던 중 형 대니(제이크 질렌할)를 찾아가게 된다. 둘은 함께 자란 형제 사이지만 모종의 이유로 절연했던 상태였다. 하지만 윌은 아내를 살리기 위해 형에게 수술비를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 아내는 형을 멀리하라고 경고하지만 이제 기댈 사람은 형뿐인 처지가 된 것이다.   

  

대니는 일확천금을 넣을 수 있다는 꿈에 부풀어 치밀한 범죄를 모의 중에 있었지만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없어 전전긍긍하던 중 구사일생으로 동생을 만나 함께할 것을 제안한다. 동생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시작했던 범죄지만 완벽한 범죄 성공도 열망했던 대니는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LA 전체를 위기에 빠트리게 된다. 시작한 이상 뒤로 돌아갈 수도, 그만 둘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정신을 차려야 할 사람은 혼자뿐이다.     


한편, 골든타임을 놓쳐 본 적 없는 최고의 구급 대원 캠(에이사 곤잘레스)은 환자를 가장 우선시하는 사람이다. 그날도 어김없이 동료와 잠시 휴식하던 중 부근에서 일어난 은행강도 사건 재빨리 뛰어가 상황을 돕게 된다. 하지만 휘말려 부상당한 경찰을 이송하던 중 앰뷸런스를 탈취 당하게 되고, 졸지에 도망치던 대니와 윌의 인질이 되어 질주에 끼어 버리게 된다. 덜컹거리는 차 안에서 총상 입은 경찰은 살려 내야하고 자신을 빠져나갈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이중적 딜레마에 빠진 캠. 과연 기지를 발휘해 이 상황을 모면할 수 있을까?     


리얼 액션 블록버스터에 연기력 한 스푼     
영화 <앰뷸런스> 스틸컷

영화는 오랜 팬데믹에 지친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을 영화로 충분하다. 팁을 주자면 와일드한 화면의 IMAX나 차에 타고 있는 듯한 진동을 느낄 4DX를 추천한다. LA 도시를 누비는 카메라는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1인칭 시점으로 촬영해 사실감을 구현했다. 마치 게임하는 듯한 아드레날린 분출의 경험을 선사한다. 이번 작품을 위해 FPV 드론을 도입해 시속 160km로 날며 촬영한 새로운 앵글을 선보였다. 일반 카메라나 드론으로는 담을 수 없는 압도적인 상황이 담겼으며, 앰뷸런스에 타고 있는 듯한 속도감까지 그대로 느끼게끔 했다.     


시작되자마자 휘몰아치는 긴장감은 잠시 쉴 틈을 주지 않고 계속되는 사건사고로 맘 졸이며 보게 만든다. 잡힐 듯 잡히지 않고 경찰을 따돌리는 앰뷸런스 탈취자는 비록 범죄자지만 그들을 응원하게 만든다. 도심 속 카 체이싱은 물론 피식거리게 만드는 깨알 같은 웃음 포인트까지. 미국식 액션 블록버스터를 보는 오랜만의 즐길 재미로 중무장했다.     

영화 <앰뷸런스> 스틸컷

초반에는 범죄이다가 중반부로 넘어가며 인질극으로 치닫고 후반부는 가족애를 넘어선 인류애로 마무리된다. 현란한 볼거리만 충분했던 영화만 만드는 감독이란 수식어를 제이크 질렌할과 야히아 압둘 마틴 2세의 조합으로 상쇄하게 되었다. 두 사람은 할리우드에서 알아주는 연기 귀신이며, 극의 몰입도를 이끄는 탁월한 배우기 때문. 특히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리드하는 제이크 질렌할의 괴물 같은 표호와 자신감은 <앰뷸런스>가 가진 정체성이라 할 만하다.     


‘저건 왜 저러나?’ 개연성을 따져 보기보다는 불도저로 밀어붙이는 듯한 파괴적인 에너지를 그대로 전달하는 영화다. 의사 면허도 없는 구급 대원이 원격을 통해 의사의 도움으로 수술을 한다는 말도 안 되는 상황도 마이클 베이 영화에서는 가능하다. 스토리의 빈약함이나 뜬금없는 감동 코드는 크게 방해가 되지 않는다. 그의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은 오로지 속이 뻥 뚫릴 것 같은 액션과 실제를 방불케하는 날것의 총격전, 폭파전을 보기 위한 이유가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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