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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장cine 수다

<블랙 아담> 쿠키 보기 위해 봐야하는 DC 유니버스

by 장혜령


<블랙아담>은 <샤잠>의 스핀오프이자 블랙 아담의 첫 솔로무비다. '샤잠'이라 외치면 능력을 얻을 수도 있고 잃을 수도 있다. 드웨인 존스의 기존 이미지에 히어로를 덧씌워 확장을 노렸다. DC 유니버스를 구축하고 지경을 넓히려는 단계에 처음 히어로 캐릭터에 도전하는 드웨인 존스가 합류했다. 이미 하나의 장르가 되어버린 이름값에 어떤 히어로의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커진다.


블랙 아담은 선과 악의 경계가 불분명하다. 사적인 복수를 위해서라면 혹은 이익을 위해서라면 살생도 마다하지 않는 잔혹한 인물이다. 전지전능한 능력을 갖췄지만 인류를 말살시킬 수도 구원할 수 있는 뉴타입 히어로다. 선한 의지를 품고 태어나는 성선설보다 후천적 교화를 통해 만들어가는 인물인 성악설에 가까운 인물로 빌드업했다.


최근 히어로도 선 악의 이분법을 따르지 않는 복잡한 인물이 다수 등장했다. 인간 모두에게 고유의 서사가 있고 가치관에 따라 행동하듯 콘텐츠 속 히어로도 이입하기 쉽도록 자연스러운 인물로 만들어 내고 있다. 내 가족, 친구, 이웃일 수 있는 히어로가 각광을 받는 추세다. 최근 디즈니플러스의 [쉬헐크] 스토리처럼 말이다. 정체성을 몸과 마음으로 부딪히며 만들어 나가는 서사를 관객이 이입해 즐길 수 있게 유도했다.

노예에서 불사신으로 거듭난 블랙 아담

블랙아담 리뷰.jpeg 영화 <블랙 아담> 스틸컷

5000년 전 가장 번성했던 고대 국가 칸다크는 희귀 금속 이터니움 때문에 멸망을 자초했다. 현재는 군사 조직 인터갱의 독재 정권 아래 가느다란 숨을 쉬고 있는 처지다. 이를 막으려는 아드리아나(세라 샤히)는 우연히 5000년 동안 봉인되어 있던 블랙 아담(드웨인 존스)을 깨우게 된다.


하지만 그는 깨어나자마자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을 소멸하기에 이르고, 오랜 시간 잠들어 있었음에도 바로 어제까지 활발하게 일한 사람처럼 맨손으로 파괴하는 통제 불능을 보인다.


이에 DC 원조 히어로 군단 ‘저스티스 소사이어티’가 출동한다. 저스티스 소사이어티는 1940년 코믹스 사상 최초로 결성된 히어로팀이다. 금속 수트로 무장한 호크맨(알디스 호지)을 필두로, 황금 투구를 쓰고 미래를 내다 볼 수 있는 전지전능한 대마법사 닥터 페이트(피어스 브로스넌), 아직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신체 크기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아톰 스매셔(노아 센티네오), IQ 167의 천재 소녀이자 바람을 관장하는 사이클론(퀜테사 스윈들)로 구성된 최정예조직이다.


하지만, 또 다른 악의 출연으로 칸타크는 위기에 처하게 된다. 영웅인가 악당인가, 문제적 챔피온 블랙 아담은 오랫동안 빼앗긴 칸타크의 자유를 되찾을 수 있을까?


화려한 액션, 빈약한 줄거리

블랙아담 쿠키.jpeg 영화 <블랙 아담> 스틸컷

영화는 던지고 찢고 다 쓸어버리는 잔혹한 블랙 아담을 소환해 통쾌한 액션을 선보인다. 무차별 총알 세례도 끄떡없는 방탄 능력은 물론, 고공비행과 번개까지 쏠 수 있어 DC 최강의 능력자 중 하나다. 이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드웨인 존스의 극강의 피지컬과 이질적인 농담 따먹기는 호불호가 가릴만하겠다. 전작 <정글 크루즈>에서 호흡을 맞춘 자움 콜렛 세라 감독의 스타일을 알고 있다면 수긍할 만하지만 잘 먹히지는 않아 보인다. 아이들을 타깃으로 한 것 같은 유치함이 고개를 또 들었다.


칸타크의 노예였던 테스 아담은 모종의 계기로 신의 힘을 받아 불사신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이를 사적으로 이용한 탓에 바위 아래 갇혀 버렸다. 블랙 아담의 잃어버린 시간만큼 현대에 적응하며 겪게 되는 에피소드가 다양하다. 꼬여버려 오해했던 관계를 풀기 위한 과정이 대부분이나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와의 관계는 어정쩡하다.


빛과 어둠은 상반된 존재지만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밝은 빛이 있으려면 어둠이 반드시 필요함을 블랙 아담을 통해 논한다. 따라서 테스 아담에서 스스로 블랙 아담으로 명명하고 왕좌를 깨부수는 순간은 이질적인 영웅의 탄생에 어울리는 장면이다. 또한 독재 정권에 지친 칸타크 국민들은 영웅이 필요한 게 아닌 자유가 필요함을 각성하는 기능적인면도 수행한다. 인간의 자유의지만큼 세상을 만들 수도, 파괴할 수도 있는 강력한 것은 없음을 블랙 아담으로 일깨워 준다.

영화 블랙아담 쿠키영상.jpeg 영화 <블랙 아담> 스틸컷

참고로 쿠키 영상이 있다. 끝나도 자리를 뜨지 말길 바란다. 역대급 DC의 메인 캐릭터를 소환하며 두 능력자의 만남이 성사된다. 힌트를 주자면 지구인이 아니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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