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반합 독서법
사고를 확장하고 기준을 성립하는 독서하기
책 한권 읽은 사람의 논리가 가장 무섭다는 말이 있습니다.
제한된 정보만 가지고 판단의 기준을 삼는 것만큼 위험하고 어리석은 일이 없기 때문에 이를 경계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나온 격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무작정 책을 많이 읽기만하면 되는걸까요?
어떤 방법으로 독서하는 것이 사고를 확장하면서 나만의 기준을 성립할 수 있는 방법일까요?
다양한 방법이 존재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의견이 대립되는 두 권의 책을 읽고 나의 생각과 가까운 어느 중간 지점에 가상으로 선을 그어보는 독서가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를 '정반합 독서법'이라 부릅니다.
(어떻게 부를지 선긋기 독서법과 사이에서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두 권의 책을 비교하며 정반합 독서법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왼쪽의 두 책은 '벤 버냉키의 21세기 통화정책'(이하 좌)과 '돈을 찍어내는 제왕, 연준'(이하 우)이라는 책입니다.
'좌'는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전 연준의장 벤 버냉키가 쓴 책입니다. 왜 연준이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신속하고 강력한 통화정책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해 서술한 책이죠.
반면 '우'는 전 연준의원 토머스 호니그의 시선을 담아 통화정책의 폐혜를 고발하는 내용의 책입니다. '돈을 찍어내는' 이라는 강한 표현을 사용하며 책의 제목에서부터 연준에 대한 불신을 드러냅니다.
'좌'은 통화정책의 정당성을, '우'는 통화정책이 가져올 시장왜곡 현상에 집중합니다. 통화정책이라는 주제를 가지고도 이렇게 상반된 의견이 존재하는데 만약 위 책 중에 한권의 정보만 읽고 통화정책에 대해 받아들인다면 어떻게 될까요?
'좌'만 읽은 사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준의 통화정책은 시장을 살리기위한 적극적 조치였으며, 이는 대공황처럼 번질 수 있는 경제위기를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더욱 깊은 침체에 빠질 시장을 비교적 완만하게 건져내는데 큰 공을 세웠기에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검토될 정책이다. 라고 이해할 가능성이 높을 것 입니다.
반면, '우'만 읽은 사람은 연준과 통화정책에 대한 불신이 생겨 그들의 정책에 대해 반감을 가지게 되거나 혹은 더 나아가 연준의 폐지를 주장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상반되는 내용의 책을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편향된 정보가 아닌 대립되는 양측의 정보를 고루 수집해야 내 생각은 어느 쪽에 가까운지 판단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책의 내용을 전부 이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스스로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까지는 파악해야 합니다. 만약 양 책을 읽고 스스로 내용이 정리되었다면 그 다음 스텝으로 정반합 독서법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 소개할 정반합 독서법에서 1~6단계는 반드시 모두 거쳐야하지만 옵션단계에서는 스스로 질문을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저는 통화정책을 주제로 내용을 정리할 것 입니다.
정반합 독서법 활용법
1. 통화정책(주제)을 중심으로 찬성과 반대 측으로 구분합니다. (필수)
2. 양측의 주장을 스스로 이해하기 쉽게 요약합니다. (필수)
3. 주제가 현실적으로 중단할 수 있는가에 대해 적습니다. (옵션)
4. 미래에도 현 정책이 지속될지 예측해봅니다. (옵션)
5. 스스로 어느 주장에 가까운지 선을 긋습니다. (필수)
6. 통화정책에 대해 스스로 어떻게 대응할지 적어봅니다. (옵션)
필자는 1~6단계를 거쳐 아래와 같이 표를 완성했습니다.
중앙은행이 존재하는 시스템 하에서는 통화정책의 중단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예상합니다. 다음 경기침체는 어떤 방식으로 찾아올지 알 수 없으나 연준은 더욱 채권 매입 이상으로 주식시장에 직접 개입하여 주가 부양에 힘쓸 수 도 있다는 상상을 해봤습니다.
그러나 필자는 인위적 개입은 반드시 왜곡을 불러온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이든 댓가는 반드시 치르는 것이 자연스런 법칙이며, 통화정책은 그 댓가의 시기를 늦출 뿐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통화정책을 반대하는 입장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이 연준의 통화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0%라고 봐도 무방하기에 통화량 확대를 예상하고 앞으로 화폐가 아닌 자산을 보유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필요하다는 의견입니다.
위와 같이 선긋기 독서법을 활용하니 표를 통하여 한 눈에 책의 내용과 필자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정반합 독서법의 한계도 존재합니다. 정치나 경제, 사회 이슈 등 특정 분야에 대해서만 이 독서법을 활용할 수 있으며, 반드시 의견대립이 존재해야하는 조건도 필요합니다. 또한 상반된 내용의 책을 찾는데 시간과 비용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정반합 독서법을 활용하면 '책의 내용이 더욱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다'는 장점이 존재합니다. '좌'를 생각하면 자연스레 '우'가 떠오릅니다. 더 나아가 현실적인 방안과 미래에 대한 예측, 이에 대한 대응책을 생각해보며 사고를 확장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나만의 기준을 확립할 수 있습니다. 이는 사람을 내적으로 단단하게 만듭니다. 나의 기준선을 보며 타인이 그려놓은 수 많은 저마다의 기준선이 존재함을 깨닫습니다. 이 것은 특정 주제로 토론에 임하게 된다면 상대방을 존중하되, 내 주장을 명확하게 펼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사실 위 표는 소개한 두 권의 내용만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은 아닙니다. 그 전에 읽었던 경제도서의 내용을 머 참고하여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래서 다독도 중요합니다. 다독은 배경지식을 풍성하게 하여 내용파악과 어디에 선을 그을지 판단을 내리는데 도움이 됩니다. 선긋기 독서법을 통해 스스로 질문을 만들어보고 어느 의견에 더욱 동의하는지 계속해서 정립해나간다면 어느 순간 책의 내용을 전부 읽지 않더라도 어느정도 저자의 의도가 파악되고 내용이 예상되어 독서하는데 있어 시간을 절약하게 될 것 입니다.
이제부터 정반 독서법으로 책을 읽어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