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ne 1. 신혼여행지로 요르단이
좋은가.

좋지요. 좋구말구요.

by 클루 clou

일단, 명제에만 충실해본다.


1. 요르단은 관광과 휴양, 상충하는 두 옵션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곳이 많다.

2. 요르단은 둘만의 렌터카 여행에 매우 적합한 나라이다.

3. 요르단은 세계 신(新)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를 품고 있다.

4. 요르단은 우리나라처럼 4계절을 가지고 있다.

5. 요르단은 식료품 물가가 저렴하다.

6. 요르단은 인접한 이집트, 이스라엘 등으로 여행하기가 좋다.

7. 요르단은 신혼여행을 요르단으로 가는 자체만으로 특별하다.

8. 요르단은 무엇보다 사람들이 대부분 순수하고 친절하다.




이미 예전부터, 혹은 결혼을 약속했을 때부터 신혼여행으로 요르단을 염두해 둔 건 아니었다.

어쨌든 결혼 날짜가 다가오면서, 신혼여행을 정하긴 해야 했다.

결정장애, 아니 우유부단, 아니 배우자를 믿고 따르는 와이프를 만난 덕분에,

신혼여행지는 오롯이 나의 몫으로 넘어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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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최장 8박 9일이라는 시간적 여유로 아시아만큼은 벗어나고 싶고,

더불어 필리핀 휴양지 세부에서 3개월을 지내봤기에 단순 에메랄드빛 휴양지는 피하고 싶고,

북유럽, 스페인+모로코, 아이슬란드, 스위스, 멕시코 등등을 떠올리다가,

문득 내 버킷리스트 5순위쯤 되는 '세계 불가사의 섭렵하기'가 생각났는데, 그 중 한 곳을 가보고 싶어졌다.

그렇게 엉뚱하게 올려진 최종 후보 요르단(페트라)과 페루(마추픽추).

소요예산, 볼 거리, 왕복 교통편을 비교했을때에도 요르단이 우위에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중동의 요르단은 남미의 페루보다 '지금 아니면 평생 가기 힘들것 같은 예감'이 더욱 나를 끌리게

만들었다.


결혼식을 며칠 앞두고 웨딩플래너가 물었다.

"신혼여행은 정하셨어요? 아직 못정하셨으면 저희가 가격대비 좋은 코스로 추천해드릴께요."

"우리 요르단 갈거에요."

눈을 휘둥그레 뜨고 이내 박장대소 하면서는,

십수년 간 이 일을 하면서 요르단으로 신혼여행 가는 커플은 처음 본다는 웨딩플래너.


그래, 흔치는 않을거다.

1962년 대한민국-요르단 수교 이래, 과연 100커플 이상이나 요르단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왔을지 모르겠다.


유구한 요르단과 페트라의 역사, 시험문제에 나오지 않으니 몰라도 된다.

하물며 성지순례가 아니라면 굳이 종교적, 시대적 유물까지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

유적 안내문을 보고 노트에 열심히 적어서 학교에 제출할 목적은 아니지 않은가.


왠지 불안한 마음에 요르단 여행책을 탐독하고 싶을 수 있다.

호기롭게 서점에 갔다가, 예상보다 얼마없는 요르단 여행 도서에 자칫 당황할 수도.

그래도 요르단 여행을 보다 알차게 하고 싶다면, 그렇게 여행책이든 인터넷이든 열심히 구해봐야 하지만,


클루는 주제에 충실하고자 한다.

예비부부들에게 후보지로 여기 중동 국가를 하나 더 고려할 수 있도록, 그저 동기부여를 하고프다.


2013년 12월 14일,

결혼식을 마친 그 날 자정 무렵,

우리는 인천공항을 떠나 요르단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