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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섦을 향해 떠나는 동유럽 여행의 설렘

한 해 동안 텃밭농사를 지휘한 아내를 위해 떠나는 동유럽 여행

by 머슴농부


텃밭의 마지막 갈무리를 끝내고, 아내와 동유럽으로의 긴 여정을 준비했다.


작년에는 약 50여 일간 네팔, 인도, 태국을 여행하며 낯선 곳에서의 설렘을 온전히 누렸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동유럽 9개국을 최대 51일간 자유롭게 여행하기로 마음먹었다.


여행의 시작은 부산에서 새벽 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그동안 익숙하게 드나들었던 공항이었지만, 여행의 설렘은 늘 새로운 긴장감과 함께 낯익은 풍경도 다르게 느껴지게 했다.


우리의 여정은 체코의 프라하에서 시작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끝나는 큰 틀을 그렸다.


세부적으로는 체코 -> 오스트리아 -> 슬로베니아 -> 크로아티아 -> 몬테네그로 -> 보스니아 -> 세르비아 -> (루마니아) -> 헝가리로 이어지는 9개국의 동선 안에는 프라하, 체스키 크룸로프, 자그레브, 두브로브니크, 사라예보, 베오그라드 등 19개 도시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여행에서 계획이란 언제나 수정될 가능성을 품고 있다.

일정과 동선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바뀔 것이고, 그 변수가 오히려 여행의 재미를 더할 것이다.


첫 방문국인 체코의 도시들을 예약하면서 작은 문제가 생겼다.


플젠에서 체스키 크룸로프로 바로 가는 버스가 없다는 사실을 숙소를 예약한 후 뒤늦게 알게 된 것이다.


여러 앱으로 교통편을 검색해 본 결과, 다시 프라하를 경유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처음부터 조금 꼬인 느낌이었지만, 이런 일도 여행의 일부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만약 더 꼼꼼히 준비했다면 프라하를 거점으로 플젠을 다녀오는 게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의 여행 스타일은 큰 틀만 정해 두고 세부 사항은 현지에서 수정하고 해결하는 방식이다.


이 작은 시행착오조차 이번 여행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줄 거라 믿는다.


공항의 분주한 풍경을 뒤로하고, 우리는 프라하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풍경들, 예상치 못한 만남들, 그리고 그 안에서 얻게 될 다양한 경험들을 상상하며 가슴이 설렜다.


유럽여행은 파리,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고 유럽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은 튀르키예가 전부다.


그동안 대부분의 여행지가 동남아시아 쪽에 집중되어 있었기에 이번 여행은 나름 기대감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동유럽의 낯선 거리와 풍경을 상상하며 크리스마스 시즌의 체코에서부터 시작될 이야기가 어떤 색깔로 채워질지 기대하며, 여행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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