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장 - 공감능력과 스토리텔링

공감은 스토리텔러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일까?

by 도파민

제8장 - 공감능력과 스토리텔링

"공감은 스토리텔러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일까?"


흔히들 말한다. 좋은 스토리텔러가 되기 위해선 타인을 이해하는 공감 능력이 중요하다고.

그리고 우리는 종종 자신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상대를 보면
“어쩜 사람이 저렇게 무신경할까? 사이코패스도 아니고…”
하며 혀를 차기도 한다.

하지만 사실 ‘공감’이란, 마음만 있으면 저절로 되는 일이 아니다.
공감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상해보는 고차원적인 두뇌 계산의 결과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는 공감하기 쉽다.
반면, 자신과 전혀 다른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는 공감하기 훨씬 어렵다.
그 이유는, 머릿속에서 상대의 입장이 되어볼 수 있을 만큼의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물론, 타고난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도 있다.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타인의 감정을 쉽게 읽어내고, 심지어 인간이 아닌 물건에도 감정을 이입할 수 있는 사람.
이른바 ‘사람을 잘 보는 사람’, ‘센서가 예민한 사람’이다.

이는 수학 문제를 종이에 끄적이지 않고도 단박에 푸는 수재가 있는 것과 비슷하다.

천부적인 공감 능력을 지닌 사람은 확실히 스토리텔러가 되기에 유리한 출발점을 가진 셈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공감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스토리텔러가 될 수 없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스토리텔러가 되는 데 필요한 자질은 공감 능력 하나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필자가 알고 있는 훌륭한 작가들 중에도 공감 능력이 부족한 이들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그 대신 다음과 같은 강점을 갖고 있었다:

자료 조사나 취재 능력이 탁월한 작가

방대한 콘텐츠 소비를 통해 아이디어를 풍부하게 쌓아두는 작가

업계 트렌드와 독자 성향을 분석하는 능력이 뛰어난 작가

협업이나 공동작업에서 빛을 발하는 작가

즉, 성공한 작가란 자신의 강점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것을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이다.
공감 능력 하나만으로 일가를 이룬 작가는 오히려 드물다.


한편, 높은 공감 능력은 약점도 동반한다.
촉이 예민한 사람은 그만큼 마음의 상처도 잘 받는다.
공감의 감도가 높다 보니, 인간관계에서 더 쉽게 지치고, 비평이나 평가에도 더 크게 상처받는다.
결국 대인관계에 거리감을 두게 되거나, 자신을 드러내는 일을 두려워하기도 한다.


그러니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을 작가로서 부적격하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이 책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세상엔 공감 능력이 평균 이하이거나,
타인의 감정이나 자기 감정을 ‘느끼기는 하지만 정체를 파악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

그래서 다음 장부터는 그런 분들을 위해 준비했다.
타고난 공감 능력은 없지만, 스스로 공감을 훈련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스토리텔링 기법을 다룰 예정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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