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삥뿅삥뿅
머리가 하얀 남자가
자전거를 타고 학교 앞에 나타나요
할아버지는 아닌데
아저씬데
머리에 온통 색이 없으니까
무섭잖아
!
합죽이가 됩시다
합
조용히
없는 사람처럼 걸어가세요
입 안 쪽으로 고인 말을
반복할 수밖에
발끝을 쳐다보며
빠르게 걷다 보면
뒤에서 들려오는
자전거 삥뿅삥뿅
단단한 고무로 만들어진 벨에
힘없이 바람이 빠지면
소리 내어
합죽이가 됩시다
합
하면
눈앞에 나타나는
백발의 남자
딸아
그 말이 누군가한테는
상처가 될 수도 있어서
아빠는
고요히
라는 말이 더 좋더라
그럼 아빠
삥뿅삥뿅 누르지 말고
고요히 가요
우리,
아빠는 말없이 고개만 주억거리고
자전거 뒷 자석에 탄 뒤
얼굴을 아빠 등에 파묻고
빨라질수록
바람이 자꾸 소리를 내니까
아빠의 등에 얼굴을 더 붙여야지
쉬잇
아빠 등에 얼굴을 기대고 나면
빨라지는
바람 소리가 무섭지 않다
아기 바람의 숨소리가 된다
쌔액쌔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