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 프로젝트 - 삼백 예순 다섯 번째 주제
너를 더 좋아할 걸 그랬어
당신이 아니어도 좋은
이유가 없어서
결국 또 맴돌고 있어
모든 사람의 방향을 거슬러
나 혼자 다른 길인데도
봐,
그래도 난 계속 가고 있는 걸
돌아올 방법을 모르는게 아냐
그냥 내가 계속
이렇게 거스르는 마음인 것 뿐야.
-Ram
1.
대체로 마음속으로 결정을 해 버리면 옆에서 누가 아무리 뭐라고 해도 잘 먹히지 않는다.
아무리 대세라는 것이 그렇다 하더라도..
하고 싶은 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지.
나를 가장 적극적으로 말렸던 친구의 말이 생각난다.
그 친구는 솔직하고 소신 있게 내게 '나쁘다'라고 말했다.
보통은 내 생각이 얼마나 확고한지 들어보곤 그냥 어차피 말해도 안 들을 거 아니까
속으론 그렇지 않더라도 겉으론 그냥 내 뜻에 그렇게 해보라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 친구는 달랐다.
하지만 난 그 친구의 말대로 '나쁜' 사람을 선택했었다.
결과도 물론 좋을 리 없었지만.
2.
좋아하고 아끼는 사람에게 내가 옳다고 믿는 방향에 대해 말을 꺼냈지만 사실 그 사람은 좋은 걸 알면서도(뻔한 이야기지만 정말 모를 수도 있고..) 내가 얘기한 대로 하지 않았다. 난 정말 그 사람을 아끼고 사랑해서 말한 건데.. 그러자 갑자기 우리 부모님이 생각났다. 내게 얼마나 좋고 좋은 이야기를 수천 번 수만 번 해주셨을까. 하지만 난 얼마나 그 뜻을 거부하고, 들은 척도 안 했고, 따를 시늉조차 하지 않았나. 그때 부모님의 마음이 아주 조금은 이해가 갔다.
3.
이런 내겐 어렵고 싫어도 항상 따라주는 노력 자체가 너무나 크게 와닿기 때문에 고마울 수밖에.
-Hee
좀 더 안주하려는 마음,
저축하던 습관.
그럼에도 이 물건들을 들이는 건..새로 또 나아가야 하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한걸음 더 내딛어야하기 때문에 그래서 결정했어. 이 물건들을 왜 들여야 하는지 뭐라고 딱 잘라 설명하긴 힘든데.. 그 물건들엔 내가 꿈꾸어왔던 동경이 깃들어있어.
뭐랄까 그래 기존의 내 세상에 없던 곳을 향해 한걸음 내딛는 느낌이야. 현재의 나를 거스르고 내일의 나로 내딛는 느낌이야. 나서서 내딛어보지 않으면 절대 보이지 않는 곳들을 향해 내딛는 그 느낌이야.
-Cheol
1.
구린 해가 넘어갔는데도 잔뇨감이 남은 것처럼 찝찝함은 그대로다. 새해 카운트 다운을 같이 하지 않았음에 대한 서운함을 길게 토로한 메시지를 보며 출근하는 새해 첫 날 아침은 올해도 변함없이 지옥일 거라 말하는 것 같다. 노력하고 싶지 않은 연애. 멋지고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 나는 이미 없고 오직 우울함에 침식당하지 않으려 애쓰는 나만 남았다. 그리 마음에 차지 않는 연애, 이걸 지속 중이라 표현해도 될는지. 한 해를 거슬러가 내게 말해주고 싶다. 부디 열심히 살되 반드시 연애는 하지 말아 달라고.
2.
다시 집에서 밥을 만들어 먹기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열심히 도시락을 싸다니던 시절에 기록해뒀던 레시피들을 찾아 파스타를 만들어 먹으니 어느 순간부터 지긋지긋하게 정체된 나를 떠밀며 나아가게 할 용기가 늘어난다. 마침 딱 좋은 시기다.
-Ho
2021년 1월 3일 도란도란 프로젝트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