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

도란도란 프로젝트 - 사백 아흔 다섯 번째 주제

by 도란도란프로젝트

그 때에 내가 그렇게 행동했던 게

진짜 최선이 맞았을까.


사실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모든 걸 놓은 것처럼

그렇게 도망쳐버렸다.


아무도 몰랐으면 하면서도

아무도 모르는 감정이

생긴 것만 같았다.


그래도 그 때의 나는

다시 돌아가더라도 똑같을거야.

그땐 그게 최고인 줄 알았거든,


나 아닌 다른사람들이

척척 길을 가고

즐거워하는 걸 보면서


아파하고 질투하고 미워하다가

그렇게 돌아서고

혼자만 아는 세상에 틀어박히는 게

내가 아는 방법 중에

최선이었거든.



-Ram


최선을 다했냐고?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묻는다면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상황들을 지키려고 노력했고, 내 다짐을 꺾지 않으려고 수많은 것들을 외면했고, 내 안에서 순간순간 튀어나오는 것들을 애써 눌렀지. 근데 최선을 다해도 변하지 않는 것, 바뀌지 않는 것, 바꿀 수 없는 것들이 있었어.


늘 후회 없는 선택을 한다고 믿었는데, 아무렴 난 사람인지라 벌리고 나서 후회되는 순간이 아예 없었다곤 말하진 못하겠다. 아등바등하는 시간들이 있었어도, 더 이상 참을 수 없이 다 놓고 싶은 순간들이 있었어도, 아득바득한 밤을 지새울 때도,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경우의 수와 앞날들을 생각해 선택할 때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저녁 노을에 비친 긴다란 그림자처럼 미련과 후회가 가끔은 뒤따랐다. 그래도 나는 생각한 대로, 마음이 가는 대로 가보려고.



-Hee


운동을 끝내고 잠시 숨을 고르다 스트레칭을 하고 샤워하고 나올 때까지도 지형은 호흡이 잘 돌아오지 않는다며 박스 구석에 누워만 있었다. 같은 동작을 했지만 나보다 더 무거운 무게로 더 많은 횟수를 수행했으니 그럴 만도 하겠다 싶었다. 운동을 몇 년이나 꾸준히 해왔으니 고작 몇 개월 다닌 나보다야 잘 하는 게 당연하다지만 한 시간 가까이 헥헥거리는 지형을 보며 먼저 든 생각은 보다 멀쩡한 내모습이 좀 쪽팔린다는 것이었다. 언제 내가 저렇게 몸도 못 가눌 만큼 스스로를 힘껏 몰아붙인 적이 있기나 했던가. 내가 저렇게 하고 싶다고 할 수는 있을까.


그 뒤부터는 매번 운전해서 집에 돌아가는 것도 힘들게 느껴질 만큼 온 힘을 다 쓰려고 했다. 체력도 회복력도 떨어지는 초보자의 과욕이었다. 하루만 살 것도 아니고 선수할 것도 아닌데 매일 이렇게 할 수는 없겠다는 나약한 마음이 며칠만에 염증처럼 볼록하게 솟았다. 운동 끝나고 집 가서 달리 뭘 하는 것도 아니면서. 굳게 마음먹고도 최선에 도달할 수 없는 현주소라니. 그럼에도 자꾸만 하다 보면 또 될 것이다. 이상하리만치 막막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Ho


일부러 최선을 다 안 한 적이 있다.

혹은 최선을 다했음에도 나의 최선을 숨겼다.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때 실망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안 그러기로 했다.

하고 싶은 만큼, 할 수 있는 만큼 실컷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나는 내 마음에 집중하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래.

그래도 되더라고. 큰일 안 나더라고.


내가 상처받는 것만 생각했는데, 사람들도 상처받기 싫어하지.

내가 먼저 호의를 베풀기 힘들다면 적어도 내가 받은 호의는 돌려주자.

좋은 기회와 인연은 용기가 있고, 마음이 바른 자상한 사람들이 가지지.


'그냥 한번 해보자'라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해서, 최선을 다하고

그러다 보니 결국에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이뤄내며 확장하는 삶을 살고 싶다.

최선을 다해볼게!



-인이


2023년 7월 2일 도란도란 프로젝트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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