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도란도란 프로젝트 - 쉰 네 번째 주제

by 도란도란프로젝트

떠난 후 손짓하며
돌아올 것을 바라여도
올 듯 싶을까


야속한 당신은
잠시 멈칫 하는 듯 하더니
손끝에서 그대로
부르르 떠나고야 말았다.


나는 당신을 잡을 길이 없고
당신 또한 이 먼길을 돌아
다시 내게 닿을 때면
몇 곱절의 시간이 흘러
텅 빈 마음만 당신을 멈춰세우겠지


늘 같은 곳을 돌던 당신
그리고 같은 곳을 가던 나


우리는 잠시 스치듯
단지 몇 구간 정도의 인연



-Ram


‘그럼 우리 나가서 세 번째 도착하는 버스를 타고, 여덟 번째 정류장에서 무조건 내리는거다’ / '그래!’
대학로 파스쿠찌 2층에서 현재 앉아있는 이 파스쿠찌에 도착하기 전까지의 여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후, 바라는 어플리케이션의 이상과 머릿속 한 구석에 숨어있던 만들고 싶은 것에 대한 어떤 것에 대해 가지치기를 하다가 마지막으로 나눈 대화.
이미 아침일찍 안국역에서 시작해, 북촌한옥마을을 한바퀴 빙 돈 후, 성균관대학교를 지나 혜화동으로 넘어왔다. 그리고 뭐 그리 신나는지, 어딜 그리 그렇게 가고 싶었는지, 아니면 이미 산책아닌 산책을 엄청나게 하고 난 뒤 그 뒤에 찾아오는 어쩔 수 없는 생체리듬의 루즈함을 이겨내고 싶어서였는지, 새로운 곳에 대한 갈망을 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카페 2층에서 내려와 버스정류장을 향했다.
겨울치곤 그리 추운 날씨는 아니였지만, 그렇다고 내가 좋아하는 햇빛 쨍쨍한 날도 아니였다. 날씨가 흐리고, 하늘은 포토샵 웹컬러 파렛트에서 두번째 옅은 회색과 비슷한 색이였다. 그런 하늘 아래에서 버스 한 대를 보내고. 또 한 대를 보내고. 그 다음 버스가 곧바로 도착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버스에 올랐고, 버스에서 내렸다. 안그래도 사람이 많았는데, 다들 두툼한 패딩, 외투 등등을 입고 있어서 더 분주하게 느껴지는 버스 안에서 손잡이를 잡고 서 있었다.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안그래도 중심을 못잡는 나였지만, 가만히 서 있는게 어색하고 또 어색해서, 괜히 버스 위에 붙어있는 정류장지도를 보았다. '여기서부터 정류장 여덟개를 지나면.. 아, 여기서 내리면 되겠다'라며 내릴 곳을 확인 한 후 창 밖을 보았다. 이미 창 밖은 어딘지도 모르는 낯선 풍경들이 보였다. 웬만한 서울 곳곳은 다 다녀봤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내가 가보지 못한 곳들이 있다는 생각에 두근거리기도 하고, 내가 내릴 곳은 어떤 풍경들이 펼쳐질까 설레어 하며 있을 동안 어느덧 내릴 곳에 다다랐다. 잉차- 버스에서 폴짝 뛰어내리니, 6차선 도로쯤 되는 큰 길을 사이에 두고 주변에 가구점과 아웃도어점이 군데군데 있는 곳이였다. 어라. 이렇게 되면 어디로 가야하지. 무작정 느낌이 가는 쪽으로 걸어갔다. 성큼성큼 걷다보니 골목이 나왔고, 오르막길인 골목을 올라갈까 말까, 하다가 올라가기로 결정했다. 이때 내 발이 힐을 신어서 굉장히 편하지 않았는데, 힐을 신고 오르막길을 걸으면 상대적으로 편했기 때문에 단지 그 이유만으로 내린 결정이다. 그곳에 무엇이 있을지, 어떤 광경이 펼쳐질지는 몰랐다. 골목으로 들어가보니, 양쪽이 빌라인 그런 골목이 펼쳐졌다. 오른쪽 골목을 보니 아이들이 줄넘기를 하고 있었다. 갑자기 어렸을 적 생각이 났다. 딱 그때 시간이 하늘이 어둑어둑해지면서 집집마다 저녁밥을 할 즈음이였는데, 집앞에서 동네오빠언니들이랑 놀고 있으면 엄마가 꼭 들어오라고 부를 그 시간. 줄넘기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곧 엄마가 밥먹으라고 부르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아이들을 지나쳐서 계속해서 골목안으로 들어갔다. 중간에 간판이 굉장히 오래된 세탁소를 중심으로 길이 두갈래로 나뉘어졌다. 한쪽 골목은 계속해서 오르막길, 올라가는 길이였고, 다른쪽 골목은 내려가는 골목이였다. 고민 끝에 계속 올라가기로 결정. 계속해서 길을따라 올라가보니 어느덧 주택가는 끝이 났고, 다시 차들이 쌩쌩달리는 6차선 큰 길이 나왔다. 계속 올라가면 뭐가 나올까 궁금했다. 조금만 더 올라가보자, 라고 서로 이야기를 한 뒤에 계속 올라갔다. 그러니 이젠 눈 앞에 어느 귀엽장한 (귀엽게 꾸미려고 노력한) 육교와 구름다리 비스무리하게 생긴 것이 나타났다. 단지 큰 길 건너편으로 넘어가는 육교겠지, 저 육교를 올라가 큰 길을 건너서 다시 내려가자,라고 결정을 하고 계단을 올랐다. 육교 가운데쯤 가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차들이 쌩쌩 달려서 뭔가 을씨년스러웠다. 육교 끝에 다다르자, 갑자기 갈림길이 보였다. 다시 육교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과, 뭔가 언덕 산책로 같은 조그만 산 속의 오솔길. 비록 구두였지만, 이미 구두를 신어서 어딜 못 걷겠다는 생각은 오래전에 잊어버렸기 때문에 오솔길로 들어갔다. 오솔길을 들어가자 나무들이 양쪽에 줄을 지어 뻗어있었고, 바닥에는 나무에서 떨어진 낙엽들이 자박자박 소리를 냈다. 이 길은 어디까지 가는걸까, 이러다가 등산을 하게 되는건 아닐까, 라고 이야기하며 올라가자 정자같은 곳이 눈에 띄었다. 이미 해는 거의 졌고, 저기 정자에서 조금만 쉬었다가 내려가려고 정자까지 열심히 걸었다. 정자에 도착하자 알고보니 정자처럼 생긴 조그마한 전망대였다! 오. 뜻밖에 전망대를 발견했다. 망원경은 하나밖에 없었으며 아래 귀엽게 나무토막도 놓여있었다. 나는 그 것들을 보자마자 뛰어가서 나무토막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얼굴을 망원경에 밀착시켰다! 우와. 망원경으로 난생처음 도시를 보았다. 항상 등산가서 산만 봤는데, 이 곳에선 도시가 보였다. 이미 깜깜한 밤이 되서 차들이 라이트를 켜고 다녀서 예쁜 조명처럼 보였고, 교회 위에 십자가들도 LED전구 덕에 영롱한 빛을 내고 있었다. 그리고 아파트에서는 사람들의 실루엣이 보였다. 의외의 광경이라서 아이폰을 망원경 렌즈에 대고 사진을 찍었다. 만족할만한 사진이 찍혀 기뻤다. 그런데 진짜 아예 캄캄해져서 길이 조금이라도 보일때 내려가야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내려왔다. 내려오니 아파트단지가 나왔고, 그 아파트단지를 가로질러 다시 차가 쌩쌩 다니는 큰 길목으로 내려왔다. 갑자기 엄청난 공복감이 밀려오며 현기증이 났다. 하지만 엄청나게 태연한 척을 하면서 밥을 먹자며 밥집을 찾아 들어갔다. 그땐 맛집이고 뭐고, 일단 밥을 먹어야지 쓰러지지 않겠다는 생각에 눈에 보이는 곳으로 들어갔다. 겉모습이 통나무로 꾸며진 가게였고, 지하로 내려가자 주막과 밥집을 같이 하는 곳이였다. 메뉴를 고르고 주인아주머니한테 주문을 했는데, 술을 안시키자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다. '나는 밥을 먹고 싶을 뿐이라구요, 아주머니…’ 라는 간절한 눈으로 주문을 했고, 한정식 집에서 나올만한 그릇으로 반찬과 밥이 나왔다. 밥이 어디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게 열심히 먹었다. 그리고나서 뭐가 또 아쉬운지 백화점 지하로 들어가 한바퀴를 빙 돌았다. 그제서야 정말 힘들어져서 전철을 타러 가자고 이야기를 했고, 드디어 전철을 타서 집을 왔다. 아마 이 때가 내 생애 가장 많이 걸었던 날일 것이다. 추운 겨울에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높은 힐을 신고, 상상하지도 못할 만큼의 거리를 걸었다. 무엇이 나를 그렇게 걷게 했을까. 그리고 왜 그렇게 걸었을까,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종종 그 때가 생각난다. 정확히 말하면 그 곳, 전망대가 생각난다. 언제 그 곳에 다시 갈 지는 모르겠다. 솔직히 일부러 찾아갈 마음은 아직 없다. 최근에 되어서야 그 곳의 정확한 위치를 알았다. 그 위치를 정확히 안 것만으로도 마음이 꽉 찼기에, 아직 다시 찾아갈 마음은 없다.



-Hee


항상 똑같은 레퍼토리 ‘버스’ 이야기에 대해서도 그렇다. 결국 드는 생각들은 버스에 남아 있는 특별한 개인적인 추억들, 버스로 확장되는 사고의 인지능력에 대한 고찰 그 정도랄까? 요즘 들어 좋은 글을 쓰고 싶은 욕심이 다시금 들고 있기에 글쓰기의 내용에 대해 ‘나’라는 울타리를 넘어가 보고 싶다. ‘버스’, ‘버스’라는 주제로 나의 울타리를 넘어갈 수 있는 이야기는 무엇이 있을까?


울타리를 넘기 전에 내 안에 있는 이야기들부터 꺼내보자면 대충 이렇다.


1. 첫번째는 결국 그사람. 이제는 충분히 외면하고 있으나 존재를 부정할 순 없다. 나를 이 미궁 속에서 끌어내어줄 아드리아네를 기다릴 뿐이다. 미궁 안에 있는 것도 썩 나쁘지는 않다. 지금의 그이는 다른사람이지만 내 무의식에 존재하는 과거의 그사람은 아직도 무의식의 기저에서 나의 행복을 지켜주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허상일 뿐일지라도.


2. 두번째는 아주 인상 깊었던 우연적인 만남인데, 내가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는 순간 저 멀리서 낯익은 여자가 뛰어와서 내가 타는 버스를 함께 탔다.


‘어디서 보았던 사람이더라’ 당시의 나는 아는 사람이 참 많았기에 일단은 무의식적으로 인사를 했었고, 그이도 엄청 반갑게 인사를 하였다. 우리는 그렇게 나란히 버스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고, 알고 보았더니 우리는 정말로 모르는 사이였다. 단지 도서관에서 서로 한 번 눈이 마주친 적이 있었던 것일 뿐인데 무엇인가 모를 친밀감은 우리가 서로 아는 사람인 것 같은 생각을 심어주었다. 그리고 그 버스에서의 인연을 계기로 그이와 나 사이에는 친구와의 사적인 술자리에 초대할 만큼 서로에 대한 미묘한 관계가 형성되기도 했었다. 다만 당시의 나는 그 누구도 내 마음 속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상태였기에 그 사람의 마음을 알면서도 외면했던 조금은 미안한 인연이기도 했었다.


어찌되었든 잊기 힘든 우연.


3. 셋째, 버스로 인해 확장되는 사고의 인지능력.

우리의 대지에는 자신이 가보았던 곳에 대한 인지와 인상만이 존재한다. 덕분에 지역과 지역간의 ‘연결고리’를 갖기 위해서는 그 지역을 가야만 하는 ‘특별한 계기’가 필요하다. ‘연결고리’로 대표되는 것은 바로 대중교통인 ‘버스’. 특별한 계기를 통해 경로가 정해진 버스를 타고 정해진 목적지까지 이어지는 초행길에 우리의 인지 능력은 사고 능력은 확장된다.


어쩌면 그래서 많은 이들이 젊은이들을 향해 마음껏 돌아다니고 세상을 느끼라고 말하는 것일까?

인지 능력과 사고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삶에 많은 도움이 되지만, 중요한 것은 ‘특별한 계기’이다. 자기개발이 ‘특별한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그 건 너무 뻔하고 시시하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 젊은 시절의 나는 많은 사람들을 거리낌 없이 만나보라고 권해보고 싶다. 잘 알지 못하는 사람 일지라도 기꺼이 친절하게 대하고 함께하라. 함께 등산을 하고, 함께 식사를 하고 또 다른 ‘인격’을 기꺼이 대면하는 건 어떨까? 남녀노소 구분 없이, 정 어렵거든 이성을 만나는 것도 상관없다. 젊은 날의 우리는 자연스레 이성에게 끌리게 되어 있는 법이니까.


단 한가지 명심할 것은 다만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수준의 육체와 영리한 머리를 지니고 세상으로 나서자.


이 세상에는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험악한 이리와 늑대들이 많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결국 오늘의 나는 자신의 울타리를 넘지 못하였다. 다음 번엔 넘을 수 있을까?



-Cheol


코펜하겐으로 떠난 여자 - 3


아침이 되었다. 여자는 긴장감으로 눈을 떴다. 끝이라고 생각했던 여행이 다시 시작되는 것이었다. 계획을 세웠던 코펜하겐 여행과는 다르게 로마의 여행은 전혀 계획한 것이 없다. 한국에서는 흔했던 론리 플래닛도 없다. 막막했다. 빨리 공항에 가야했기 때문에 서둘러 짐을 캐리어에 구겨넣었다. 샤워를 마치고 호텔방에 들어오는 햇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것을 사진에 담았다. 택시를 잡고 서둘러 공항으로 갔다. 공항으로 가는 길은 매우 한적했다. 그녀를 막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창밖으로 그녀가 여행했던 장소들이 보였다. 누군가가 이미 다녀와서 그곳이 좋다고 하여 가보긴 했지만 그녀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전날 저녁에 무심코 들어간 그 작은 바였다. 그리고 여행이란 것이 결국에는 불확실한 것에 몸을 맡기는 것이고 그 속에서 내 이야기가 만들어가면서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마 여행책 속의 저자는 아무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이곳저곳을 정신없이 돌아다니며 자기 나름대로의 이야기를 만들었을 것이다. 우린 그저 한 사람의 혹은 몇 사람의 개인적 여행기를 공식적으로 훔쳐본 것일 뿐이다.



남자는 공항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2번 Gate. 그 때 갑자기 그녀는 이 모든 것들이 왠지 낯설고 꿈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남자가 조금 무섭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어제 저녁까지만 해도 왠지 너무나 느낌이 좋았고 아침까지만 해도 너무나 가고 싶은 로마였다. 그곳에서는 왠지 새로운 것들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저 남자와 단둘이 계획하지 않은 낯선 도시에 간다는 것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그냥 몸을 던질 것인지 아니면 좀 더 안전한 쪽을 선택할 것인지 걱정이 되었다. 그녀는 한참동안이나 멀리서 그 남자를 바라보다가 그 남자에게 갔다.


“조금 늦었네요. 갈 준비는 된 거예요?”


“아… 미안하지만 함께 가지는 못할 것 같아요. 가고 싶지만 왠지 그러면 안 될 것 같아요.”


“남자친구 때문이군요.”


“네, 그런 것도 있고 무엇보다 솔직히 말하자면 전혀 계획하지 않은 도시에 간다는 게 조금 두렵네요.”


“이해해요. 정 그렇다면 이 티켓을 버려야겠군요.”


“미안해요. 같이 가지 못해서… 티켓값을 드리고 싶은데 괜찮으신가요?”


“아니에요. 괜찮아요. 그리 비싼 티켓도 아니고 그 정도는 괜찮아요.”


“미안해요.”


“어차피 드리려고 산 것이었으니 티켓을 드릴께요, 제가 산 티켓을 버리기가 이상하네요.”


“아닌데요. 괜찮은데…”


“그럼 가봐야겠네요. 남은 여행을 잘 해요. 어젠 정말 즐거웠어요.”


그 남자는 뒤도 보지 않고 갔다. 그녀에 손에는 티켓이 쥐여져있었다. 그녀는 그 남자의 선의도 무척이나 당황스러웠지만 너무도 쿨하게 티켓을 포기해서 더 놀랐다. 그녀에겐 공짜 티켓이 생겼고 로마로 갈 수 있었다. 그녀는 티켓을 어찌해야할지 모르다가 여행 일기에 조심스럽게 끼워넣었다. 문득 무언가를 선택하고도 가지 못하는 자신에게 굉장히 미안해졌고 누군가를 믿지 못하는 자신이 밉게 느껴졌다. 그녀는 공항을 나왔고 한참동안 버스 정류장에 앉아있었다. 스마트폰을 꺼내어 구글맵을 돌려봤다.


“한국은 정말 작은 나라구나.”


우주에서 본 한국은 너무도 작은 나라였고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몇 번이나 확대를 해가며 그 동안 얼마나 좁은 마음으로 살아왔는지 돌아봤다. 화살표를 누르자 현재 자신이 있는 공항으로 맵이 이동했다.


“어디를 가장 가고 싶었더라…”


문득 그녀는 한 달간 파리에서 머물며 글을 쓰고 싶었던 과거의 자신의 모습이 생각났다. 그녀는 오랫동안 글쓰기를 좋아했고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습작하며 한동안 진지하게 작가가 될까 고민했던 적이 있었다. 작은 문학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문득 파리에서의 작가생활을 상상을 하곤 했는데 정말 그 꿈을 몇 시간 뒤엔 이룰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는 사실 여러 군데를 돌아다니는데 피곤함을 느꼈고 한 군데 머물면서 작은 것들을 발견하며 더 큰 즐거움을 느낀다는 점도 여행을 통해 알게 되었다. 목적지는 정해졌고 이젠 자신에게 파리는 마치 운명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 그녀는 다소 어색했던 공항을 나와서 파리로 가는 열차를 타기위해 버스에 올랐다. 그녀의 짐은 어느 때 보다 가벼웠고 마음은 들떠있었다.


(끝)



-Bor


2015년 1월 18일 도란도란 프로젝트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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