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부또황 Aug 28. 2020

 <퇴근의 쓸모> 7편. 만병통치약

7편. 만병통치약


몇 달 사이에 이런저런 이유, 아니

회사에 대한 회의감, 개인 작업에서 오는 괴로움과 외로움을

괜찮다 괜찮다 하며 꾹꾹 눌러 담았더니

얼마 전부터 자꾸 숨이 턱턱 막혀왔다.


다시 2019년이 된 것처럼 퇴근 후가 힘들어졌다.

아 안돼.


더 이상 사태가 악화되는 걸 막기 위해 계획을 짰다.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마음을 녹이자.

그러면 8월에는 대표님이 좋아할 만한 (어둡지 않은) 이야기를 쓸 수도 있겠지.

주제를 여행으로 잡고 제목도 휘황찬란하게 정해놨다.

하지만 어둡지 않은 이야기는 개뿔.. 이번 달에도 글러 먹었다. 헤헤!


사람살려를 외치며 1일부터 친구를 만났다.

그와의 시간은 분명 따뜻했다.

하지만 나는 괜찮아지지 않았다.

이상하다... 왜지?


골골대다가 결국 병가를 냈다.

기력이 없다고 밥을 대충 먹는 와중에도

생각을 멈출 수는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은 꼬였다 풀렸다를 반복했다.


8월 중순이 지나고 또 다른 친구를 만났다.

새벽까지 온갖 얘기를 하다가

친구가 물었다, 어떤 게 제일 힘든데?


간단히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었는데

나오라는 대답은 안 나오고

갑자기 눈물이 나왔다.

너 안 불렀는데.. 아 아니 이게 아니고

친구는 조용히 나를 안더니 나처럼 꺽꺽 울었다.


꺽꺽.. (민망)


안 해본 생각이 없는 여름의 끝 무렵

많은 고민, 많은 대화 그리고 따뜻한 포옹을 거쳐

결국 나름대로의 답을 손에 쥐게 됐다.

다시 해보자, 이렇게 저렇게.


여전히 무거운 몸으로 사무실에 왔지만

그래도 조금은 온도가 있는 마음으로

지난주에 썼던 원고를 지우고 새 원고를 쓰면서

만병통치약에 대해 생각한다.


결국 만병통치약 같은 건 없지만

그래도 만병통치약 비슷한 게 있다면

그건 역시.. 사랑이 아닐까..?


우우 느끼해.

헤헤.




친구가 찍어준 나






* <여기 사람 있어요>가 더 궁금하다면?

https://emptypublic.com/we-are-here


매거진의 이전글 <오의 의미> 6. 언젠가 보탬이 되길 바라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