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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랭이 Sep 10. 2024

프롤로그

시한부

"언제가 좋을까.."


작은 원룸 방 안, 그녀는 침대에 걸터앉아 한 손에 탁상달력을 들고 다른 손엔 볼펜을 쥔 채 중얼거렸다.

연말까지는 채 다섯 장도 남지 않았지만 그녀는 연신 달력페이지를 넘기고 되돌리며 한참을 고민했다.

그러다 이내 결심한 듯 달력을 넘기던 손을 멈추고 11월 페이지를 잡고 볼펜을 쥔 손을 움직였다.


"이 날이 좋겠다."


그녀는 달력에 동그라미를 그리고 짧게 무언가 적고 침대 옆 책상 위에 달력을 올려두었다.

11월 11일에 동그라미가 쳐진 달력은 작게 시한부라고 적혀있었다.

그녀는 만족스러운 듯 입가에 미소를 짓고 침대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멋지다, 장하나."

그녀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눈으로 애써 미소 지으며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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