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기억보다 먼저 스며든 노을

by 비현

기억보다 먼저 스며든 노을

햇살은 이미 기울고 있었다.


물빛 위로 길게 퍼지는 노을,
그 풍경은 낯설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히 처음 보는 장면이었다.



연이는 조용히 강가에 섰다.
몸을 감싸는 바람이 서늘했지만, 이상하게도
가슴 언저리는 뻐근하게 따뜻했다.



'여기… 전에, 나…'

기억은 흐릿했다.



이름 없는 기시감이 자꾸만 목울대에 걸렸다.


강물의 흐름처럼, 무엇인가 떠올랐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그리움이라고 하기엔 실체가 없고,
익숙하다고 하기엔 아는 것이 없었다.


하지만 분명히, 그때도 이 노을을 보고 있었다.


누군가와 함께.

'그 사람은… 누구였지?'

발밑에서 조약돌이 미끄러졌다.



몸이 휘청였지만,

누군가의 손이 잡아줄 거라는 착각이 들었다.



순간,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었다.
허공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그 손이 원래 있어야 할 자리 같았다.



“…따뜻했었는데.”

연이는 속삭이듯 중얼였다.



다시 혼자가 된 지금보다,
그 기억 속의 노을은 훨씬 따뜻했다.



그 사람의 얼굴은 떠오르지 않았지만,
그 손의 온기만큼은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그러니까, 연이는 믿기로 했다.
기억이 사라졌어도,
그 순간은 분명히 진짜였다고.



그리고 다시 그 순간을 찾아
천천히 걸어가 보기로 했다.



작가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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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면서

외로움은 어떤방식으로 마주치곤 해요.


뜻은 감싸안다 품다라는 뜻을 가진

바오르다는 우리나라 순 우리말중 하나에요.


저만의 방식으로 위로해주고 싶었어요.


에세이와는 다른 느낌의 연재 함께 시작합니다.

글로 힐링할수 있는 하루를 만들고 싶어요.


즐거운 저녁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