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한 걸음 뒤

by 시인 손락천

떠나려면

그래

비처럼 떠나야겠지

바다에 이르겠다는 게 아니니

땅의 근원에 닿겠다는 것도 아니니

바다나 땅의 끝이어도 좋지만

비의 종점은

그것 아니라 다시 돌아갈 하늘이니


비처럼만 떠난다면

그러했던 비처럼

어떤 여정이어도 좋을 테지

비는

어떤 순간에도

다시 못 오를 것처럼 떨어지지만

실은

다시 오르리라는 확신으로만 떨어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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