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춤추고 싶다>를 읽고
2년 전, 나에게 ‘춤’ 혹은 ‘댄서’ 하면 무엇이 떠오르냐고 물었다면 나는 k-pop 가수들의 백댄서?라고 별 의미 없이 말했을 것이다. 적어도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는 본인만의 춤으로 우열을 가리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이었다. 당시 춤은 무대를 완성하기 위한 몸짓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는데, 프로그램에서 느낀 춤은 일종의 예술이었다. 마치 화가가 캔버스와 물감을 이용하여 그림으로 자기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것처럼 댄서들은 몸짓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있었다. 춤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춤은 곧 예술이구나. 춤에 대한 내 생각을 바꾸게 된 계기였다.
책 <뇌는 춤추고 싶다>는 춤(신체 활동)에 대해 나타나는 몸의 긍정적인 작용을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신체 활동을 할 때, 골격근이 ‘마이오카인’ 물질을 만들어 내고 이 물질은 면역체계를 강화한다. 당 대사에 개입하여 근세포들이 혈액으로부터 당을 받아들이도록 하여 당뇨병을 막아주기도 한다. 그뿐인가. 인지 능력도 향상 시키고 스트레스도 해소해준다. 저자는 춤을 추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에 다음과 같은 용기를 전한다.
“할 수 없어”라고 말할 수 있는 춤은 없다. 배우면 된다. 당신이 춤을 추는 데는 대단한 장비가 필요하지 않다. 당신의 몸, 뇌, 약간의 열린 마음과 인내심, 그리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려는 의욕만 있으면 충분하다.
사실 신체 활동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다.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직장인의 경우 운동은 정말 필수적이다. 나는 사무직에 근무하지 않지만, 책상 앞에 앉아 컴퓨터를 보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신체 활동을 하지 않으면 굳어 버린 몸 때문에 곳곳에 통증이 발생한다. 평소 러닝, 웨이트 트레이닝,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려 노력한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용기를 얻어 신체 활동 목록에 ‘춤’을 추가했다. 좋아하는 음악과 함께라면 어느 것보다 즐거움 가득한 신체 활동이지 않을까.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기 전, 평소 고민했던 줌바댄스 학원에 등록했다. 나의 춤은 음악과 상관없는 하나의 몸짓에 불과하지 않을까 싶지만. 나는 예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 활동으로서 ‘춤’을 추는 거니까 부담 없이 하려 한다. 분명 웨이트 트레이닝보다 러닝보다는 재밌겠지 하는 기대도 된다. 그동안 주저했던 줌바댄스를 시작했다는 것으로 이 책의 가치는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