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브레인>을 읽고
나의 첫 스마트폰은 Vega LTE였다. 당시 고3이었던 나는 아버지와 수능시험 끝나면 원하는 스마트폰을 사주겠다는 약속을 했기에 수능시험과 더불어 스마트폰을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렸었다. 수능시험이 종료되고 핸드폰 매장 앞에서 아버지와 만났다. “고생했어”라는 말과 함께 “가장 최신 스마트폰으로 사~” 라는 아버지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 스마트폰과의 첫 만남은 그 자체로도 꽤 짜릿했다.
스마트폰과의 삶은 고3 수능이 끝난 날 이후 지금까지도 함께 한다. 매일 아침 눈 뜨기 전에 울리는 알람으로 하루를 시작하며, 잠들기 직전 팟캐스트를 틀어놓고 잠에 든다. 책 <인스타 브레인>을 읽으며 나는 과연 하루에 얼마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지 궁금했다. 스크린 타임을 확인해 보니 지난주 일평균 3시간 43분을 사용했다. 특히 약속 없이 집에만 머물렀던 토요일에는 사용 시간이 8시간에 육박했다. 매일 스마트폰 사용에 4시간을 사용했다니! 물론 업무적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극히 일부일 것이다.
저자는 현대인이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는 것은 어쩌면 본능일 것이라 말한다. ‘주변 환경에 대해 더 많이 알수록 생존 확률이 높아진다’의 결과로 자연은 우리에게 새로운 정보를 찾아 헤매게 하는 본능을 심어주었다. 스마트폰으로 매번 새로운 페이지를 볼 때마다 도파민이 생성되고, 예측 불가한 알람이 울리는 스마트폰에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인간의 건강을 해치는 주범이냐?!” 라는 질문에 저자는 반기를 표한다. 스마트폰의 지나친 사용이 건강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아 수면, 운동, 만남 등 건강한 생활을 위한 주요 활동을 하지 않게 되는 것이 문제라고 말이다.
책을 읽고 나는 ‘스마트폰=도파민’이라는 사실을 이해했다.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본능적으로 스마트폰에 손이 갈 수밖에 없으니 스마트폰 외 다른 활동을 하겠다는 의식적이고 의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깨달았다. 작가는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잠을 잘 자는 것, 운동하는 것, 실생활에서 친밀한 관계를 소중히 하라”고 제시한다. 스마트폰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많이 사용하게 된다는 사실을 의식하게 된 것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가치 있었다. 이제 저자가 말한 방법을 하나, 둘 실천해 볼까. 2024년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