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의 나는 너무 표류하지 못했다
글이 쓰이기 시작할 적은 마음이 시끄러워 그걸 쏟아내는, 그야말로 배설을 위해서였다. 이후로 몇번인가 그 배설물이 칭찬을 받으며 글을 회초리 혹은 무기로 들었고 목적없이 휘두르지 않으려했다.
그래서 글은 표류하지 못했고 자유롭지 못했고 형식을 갖추지 못했음에 맺혀보지 못하고 증발해야 했다.
오만한 사치. 누군가는 그 문장을 찾으려 지구가 부족해 저 먼 우주까지 바라봤을지도 모르는데.
그래서 오늘은 내 글을 가만히 풀어 두어본다.
1. 향뮤직 오프라인의 끝
사실 매장서 파는 cd는 신보외에는 그닥.
이라고 지인이 말했다. 어느정도 동의한다. 진짜 명반은 다팔리고 개인주문해야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5평 남짓한 공간에서 빼곡하다 볼 수 없는 씨디들이 내던 광채는.
별다른 전시방법없이도. 그저 그 가게가 가진 생각만으로. cd라는 규격화된 기성품이. 다른 향기를 뿜을 수 있다. 그것을 느끼기한다.
그게 향 뮤직이었다.
남들보단 알고 덕후보단 모르는 포지셔닝에서 그저 앨범 표지와 향뮤직 리뷰만 보고 샀던 앨범들.
고등학교 동창과 다시 만나 아케이드 파이어를 사러 갔던 시간. 그런 것들이 문을 닫는다고 한다. 기억 속 낭만 중 하나쯤도 셔터를 내려야 할 때인가보다.
2. 작은 빵. 부패하는 자본.
나는 노동자다. 성실한.
하지만 나는 작지만 진짜인 일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