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맞는 회사와 직무를 찾아가는 과정이 있을 것이다. 나는 이를 결혼에 비유한다. 초혼은 마냥 신난다. 지인들에게 자랑하기 바쁘고, ‘회사’에 소속되었다는 사실만으로 그저 행복하다. 재혼은 애매하다. 물론 기쁘다. 친한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이를 알린다. 그러면서 초혼의 상대와 끊임없이 비교한다. 다시 이혼할 때도 선택이 맞는지 심사숙고하고, 많은 아픔을 나노 단위로 느낀다. 그리고 치유의 시간을 갖는다. 내가 어떨 때 성취감을 느끼는지, 행복한지를 구체화해 정의한다. 그리고 브랜드가 하나의 슬로건을 내세워 다양한 캠페인 활동을 진행하듯 또다시 새로운 상대와 인터뷰를 진행한다.
나의 슬로건은 ‘글을 쓰고, 시각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다’였다. 대표 키워드는 창의성, 컨셉, 세계관. 존경하는 사람은 하이브 엔터테인먼트 소속의 민희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고, 나만의 디렉팅 감각으로 텍스트부터 비주얼까지 총괄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달하고 싶은 목적이다. 가치 평가는 숫자보다 정성적인 영역에서 받고 싶었다. 설화수가 엄마 브랜드에서 나도 어른이 되어 쓰고 싶은 세련된 브랜드로 탈바꿈되어 호평을 받은 것처럼.
그렇게 나는 광고대행사의 인턴 에디터로 합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