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고전문학이 좋을까?
고전문학을 좋아한다. 인간실격, 키다리 아저씨, 동물농장 등을 읽는 게 한때 취미였다.
왜 나는 고전문학이 좋을까? 번역 도서를 잘 못 읽으면 제대로 된 글을 익히기 어렵다고 한다. 또 의식의 흐름에 따라 흘러가는 스토리 특성상 문해력 수준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제3자를 통해 나 자신을 이해받을 수 있어서다. 나도 이해 못 했던 나 자신을 이해하게 된다.
내가 읽었던 고전문학에서 작가는 전지적 시점에서 등장인물을 묘사했다. 다만 마치 1인칭 시점에서 쓴 것같이 등장인물의 행동, 생각, 감정, 기분, 과거 경험 등이 세세하게 서술되어 있었다. 따라서 단순히 등장인물의 행동 값, 즉 결과만 알게 되는 것이 아니었다. 그 행동이 나타나기까지 내 외면의 전조증상을 찬찬히 느낄 수 있었다. 결국 등장인물이 어떤 행동을 해도 납득과 공감이 가고 용서가 됐다. 등장인물의 모든 것을 알기 때문이다.
특히 등장인물들은 현실 세계에서 이해받지 못하는 충동적 행동을 할 때가 많다. 하지만 한 번도 등장인물의 충동적 행동들이 나쁘다고 느껴진 적이 없었다. 21세기로 치면 막장 드라마에 나올 법한 행동이더라도 말이다.
나도 현실에서 누군가에겐 이해받지 못할 행동과 말을 할 때가 많을 것이다. 그 행동과 말을 보고 듣는 사람들이 나를 갓 태어난 아기처럼 우쭈쭈해주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나를 잘 아는 사람일수록 나를 이해해 줄 확률이 높다. 나의 과거, 평상시 나의 감정이나 생각 등을 함께 나누었기 때문이다.
고전문학을 읽으면 등장인물에게 감정이입해 빠져든다. 그 인물의 생각과 행동을 이해하고 공감한다. 내가 아닌 제3자 소설 속 인물을 통해 현실 속에서 내가 이해하지 못했던 나 자신을 이해하게 된다. 그렇게 나는 나에게 위로를 받는다.
등장인물이 나와 똑같은 행동, 생각, 혹은 경험 등을 해야만 나와 일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조금이라도 유사한 감정이 느껴지면 되는 것 같다. 평상시에 공감 능력이 높은 편이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