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직한 편이다.
원리원칙, 융통성 제로.
내 것이 아닌 것에 군침은 흘리되 절대 탐하지 않는다.
근데, 일로 만난 사이들은 그렇지 않았다.
잠깐 눈감아주는 게 관계의 윤활유, 유대감의 원천이 된다.
사회생활 속에는 늘 떠다니는 재물들이 있고 그런 콩고물을 체계적으로 주워 담는 부류도 있다.
정직함은 개인의 덕목이지 사회생활의 무기가 되지 않고.
묵묵한 일처리는 상사에게 하는 일 없는 직원으로 낙인찍히기 십상.
일 잘하는 직원은 일감이 몰려 늘 데드라인에 허덕이는 현실.
입으로 일하는 직원이 있는데, 사장님이 볼 때와 안 볼 때를 확실히 알고 일을 한다.
한 번은 내가 1시간이면 해결할 일을 이틀 동안이나 처리하지 않고 있었다.
속으로 쯧쯧 했다.
근데, 상사는 그 직원이 참 끈기 있게 일한단다.
그게 그렇게 보인다고?
나도 물들어야 하나.
나도 물들고 싶은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