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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쓴삘 Aug 30. 2024

그러니까. 결론이 뭔데?

내가 참 듣기 싫어하는 말이었다.

늘 그가 내 말을 자르고 했던 말.


그러니까, 결론이 뭔데?


엄연히 서론, 본론, 결론의 서사가 있는데, 알맹이만 가지려 하다니.


몇 년 전부터 일을 시작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통화를 하게 됐다.

간결한 대화는 서로의 시간을 아껴주지만, 그건 진짜 프로들이나 가능한 .

상대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나는 최대한 요점만 말하려고 통화 전 연습도 한다.


그런데 가끔 그렇지 않은 분들과 통화하게 되면 참 곤란해진다.  

그분은 내가 모르는 전문용어를 섞어 문제의 발견에서 고민의 과정을 거쳐 해결까지 25분간 생중계를 하셨다. 진짜 수리를 하는 내내 통화하셨다.

그때는 진짜,

그래서, 결론이 뭔가요?라고 묻고 싶어졌다.

나는 수리 여부와 수리비만 들으면 되는 것이었는데.


사회생활 몇 년 만에 결론만 좋아하는 그가 완벽히 이해됐다.

수많은 타인들의 서론, 본론으로 내 시간들을 채워가는 게 점점 버겁고 지치고 어쩔 땐 억울하기도 하더라.


결론만 말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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