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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제 Aug 13. 2023

에세이 쓰기에 도전하는 이유

나를 더 사랑하기 위한 다정한 노력

무엇이든 처음이 참 어렵습니다. 충분히 반복하면 많은 일이 수월해진다는 걸 알면서도 첫 시도는 항상 어렵습니다.


브런치 글쓰기도 그렇습니다. 미리 써둔 초안이 쌓여있지만, 막상 작가에 합격하니 글쓰기 버튼을 누르는 게 쉽지 않습니다. 계속 고민만 하면 더 어려워질 것 같아, 첫 글은 가볍게 올려 보려고 합니다. 퇴고도 딱 한 번만 하려 합니다.


에세이 글을 올리고 싶어서 브런치 스토리 작가에 도전했습니다. 작가에 대한 작은 꿈을 키울 때부터 깊은 마음속 생각과 감정을 한 편의 글로 담아내는 에세이를 쓰고 싶었습니다. 블로그나 다른 SNS에도 여러 가지 글을 쓸 수 있지만, 에세이는 브런치에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좋은 에세이가 무엇인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독자의 마음을 움직여야 좋은 에세이일까요. 주제 의식이 좋아야 좋은 에세이일까요. 잘 쓰는지 보다 일단 쓰는 것부터 어려운 게 에세이기도 합니다.


그런 이유로 '왜 에세이를 쓰려고 하는지'를 첫 글로 써보려 합니다.


저는 나를 더 사랑하기 위해서 에세이를 씁니다. 글을 쓰기 위해 제 경험을 돌아보며 재료를 모으고 다듬는 과정, 엉터리 같은 초안을 쓰는 시간, 겨우겨우 다듬고 고쳐서 부끄러운 마음으로 글을 공개하는 순간, 내 이야기에 공감해 주는 독자와 소통하고 연대하는 마음. 모두 나를 더 사랑하기 위한 다정한 노력입니다.


제 삶은 나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열망을 충족하지 못한 괴로움으로 가득했습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상당히 내향적이고 예민한 편이었습니다. 마음속에 복잡한 감정과 생각이 항상 가득했습니다.


학창 시절에는 소설 쓰기, 시 쓰기, 춤추기, 랩 만들기를 좋아했습니다. 대학 전공도 문학을 공부할 수 있는 영어영문학과를 선택했고, 직장 생활을 할 때도 가슴 한편에 창작에 대한 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금도 용기 내지 못하고 꿈은 꿈으로만 남겨 두었습니다.


사회적으로도 ‘나’보다는 ‘타인’ 중심으로 살았던 것 같습니다. 제 의견, 기분보다는 상사, 동료, 고객의 입장을 우선적으로 고려했습니다. 결혼 후 육아를 하면서 아이들에게 집중하다 보니 더욱 ‘나’는 보이지 않았죠.


그동안 겪은 다양한 경험과 수만 가지 생각과 감정이 제 안에 그대로 갇혀 있습니다. 이를 가장 온전하게 다정한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글쓰기이고 가장 적합한 형식이 바로 에세이입니다.


생각과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면,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괴로웠던 감정마저 치유되고 새로운 의미가 부여됩니다.


누군가 내 글을 읽고 공감해 준다는 점 또한 나를 더 단단한 사람으로 만들어 줍니다. 그렇게 에세이를 쓰고 독자와 연대하면서 과거의 나도 지금의 나도 더 나은 사람이 됩니다.


결국, 인생의 모든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현재에 집중하게 됩니다. 나를 더 사랑할 수 있는 가장 나다운 방법입니다.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글을 쓰겠습니다. 특히, 내향적이고 예민한 사람이기에 볼 수 있었던 일, 겪어야 했던 감정을 써보겠습니다. 다음 글 발행이 너무 늦어지지 않도록 저 자신을 보듬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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