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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토리 Mar 05. 2020

돌아오다.

매일매일 아이와의 하루를 보내고 있던 나는 어느 순간 깨달았다. '나는 이제 내일이 전혀 기다려지지 않는구나..' 이 생각이 드는 순간 내 마음이 거세게 휘청였다. 


딸을 낳은 지 백일쯤 되었던가. 그때의 나는 내 딸은 잠들면서 내일이 기다려지는 그런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었다. 그런데 정작 나는 그러지 못하는 삶이라니... 


이곳을 다시 찾은 이유를 이곳이 알게 된다면 브런치가 조금 슬플 것 같은데, 다른 사이트의 매일 쓰던 육아일기 비스름하게 쓰던 서비스가 종료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의 일기를 나중에 내 딸이 읽어줄지 아닐지 알 수도 없는 글들을 아니, 부끄러워서 내가 먼저 보여주지 않을지도 모를 글들을 어디에 적을까 생각하다 이곳이 떠올랐다. 


아이디도 생각나지 않은 탓에 평소 같으면 귀찮아서 말아버렸을 아이디 찾기부터 해 가며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내가 적어놓은 과거의 글들은 보니 나는 변했구나... 소소하게 고마워하고 작은 것에 웃어줬던 나는 2020년에는 없었다. 어쩌면 그전부터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거울을 보며 내 얼굴의 주름이 늘어가고 어딘가 생기가 없어 보이는 것만 착잡해하곤 했는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늙어버렸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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