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시작점을 찾아야 하는 이유

그 때, 그 순간을 찾고 오세요.

by 더블와이파파

지금 내가 화를 내고 있거나 작은 말 한마디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면, 그 감정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잠시 멈춰, 한 걸음 물러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종종 눈앞의 상황만을 이유 삼아 감정을 판단하곤 한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훨씬 더 오래전부터 마음 안에 쌓여온 어떤 감정의 잔재일 가능성이 크다. 어떤 날은, 별것 아닌 말에도 마음이 크게 흔들릴 때가 있다. 그 말 자체가 아니라, 아직 끝나지 않은 감정이 마음 어딘가에 그대로 남아 있었던 것이다.


지금의 감정은 어쩌면 ‘두 번째 감정’일지도 모른다. 첫 번째 감정은 지나갔다고 생각했지만, 그 감정은 아직 마음 한편에 머물고 있었고 나는 그저 덮어둔 채 살아온 것이다. 시작점을 모르면 문득 화가 나고, 불안이 밀려오며, 스스로도 이유를 알 수 없어 괴로워진다. 첫 감정을 정리하지 않으면 두 번째 감정은 언제나 무겁게 다가온다.


억울함, 서운함, 외로움, 무력감 같은 것들이 서서히 엉켜 결국 나를 지치게 만든다. 그러니 지금 화가 났다면 그 감정의 뿌리를 따라가 보자. 그 끝에는 무시당해 속상했던 나, 인정받고 싶었지만 소외되었던 나, 화를 내고 싶었지만 참았던 나, 사랑받고 싶었지만 외면당했던 내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그 시절의 나를 알아주는 것. 거기서부터 감정은 풀리기 시작한다. 어쩌면 그 일이 며칠 전이 아닐 수도 있다. 몇 달, 아니 몇십 년 전 어린 시절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그때 외면당하고, 소외된 채 초라하게 고개 숙였던 내가 아직 그 자리에 서 있을 수도 있다. 그저 사랑받고 싶었던 나, 이해받고 싶었던 나, 울고 싶었지만 참았던 내가 조용히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아이의 손을 꼭 잡아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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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렇게 말해보자. “괜찮아, 네가 그런 감정을 느낄 만했어.” 그 한마디로 마음은 조금씩 녹기 시작한다. 감정은 흘러야 가벼워진다. 억눌러진 감정은 결국 굳고, 쌓여서 어느 날 갑자기 터지기 마련이다.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엉뚱한 방식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지금의 짜증이 크고, 화가 깊다면 그건 내가 오래 참아왔다는 증거다. 그러니 감정의 끝까지 가보자. 지금의 내가 아니라 그때의 나를 안아주는 것. 그 품에서야 비로소 지금의 나도 조금은 웃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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