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그동안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왔는가
신중년의 삶을 살아가는 분들을 자주 만나면,
자연스럽게 부부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특히 60대 즈음의 부부를 보면 몇 가지 공통된 흐름이 있다.
그 시기가 되어서야 아내에게 잘하려는 남편들이 있다.
직장에서 은퇴하고, 일의 무게가 덜어지며 생긴 여유 때문일 수 있다.
늦게 건네는 따뜻한 말이나 행동을 반갑게 여기는 아내도 있지만,
이미 마음을 닫아버린 아내도 있다.
이 차이는 결국,
두 사람이 그동안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왔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평소 작게라도 서로에게 마음을 쌓아온 부부는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따뜻하다.
반면, 함께한 세월 동안 섭섭함만 쌓였다면 어떤 다정한 말도 벽처럼 느껴질 것이다.
아이들이 출가하고 나면 결국 집에 남는 건 부부 둘뿐이다.
이제 서로에게 집중할 시간이 생긴다.
어떤 부부는 인생의 후반전을 새롭게 시작한다.
함께 산책하고, 취미를 나누고, 시장에도 함께 간다.
그 모습은 연인이라기보다,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친구 같다.
아마도 평소의 작은 배려가 습관이 된 덕일 것이다.
하지만 또 다른 부부들은 서로를 분리된 존재처럼 대한다.
“이제 너는 너대로 살아. 나도 내 인생을 살아볼 거야.”
그 말엔 서운함도, 결심도 담겨 있다.
더는 억누르지 않고 마음이 시키는 대로 살고 싶은 바람이겠지.
그렇게라도 자신을 지키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중년 부부가 손을 잡고 천천히 걷는 모습을 보면 참 따뜻한 기분이 든다.
노년의 부부가 함께 거니는 모습에는 경건함마저 느껴진다.
그 손에는 함께 보낸 세월의 무게가 담겨 있다.
그 무게를 기꺼이 나누며 살아온 흔적이 스며 있다.
그래서 더 아름답게 보인다.
김창옥 강사는 부부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 ‘예의’라고 말한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오히려 더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배우자에게는 마음 놓고 말해도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하루 대부분을 함께 보내는 사람일수록 존중과 배려가 관계를 지탱하는 힘이 된다.
예의를 잃으면 존중이 무너지고, 존중이 무너지면 애정도 금세 메마른다.
예의는 받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베푸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예의를 지키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