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두 번째다. 유쾌하지는 못한 경험이다.
처음 회사에서 혹시 모르니 코로나 검사를 받으라는 문자를 받았을 때, 우선 놀랐다. 나한테도 이 문자가 오는구나. 나도 피해갈 수 없구나. 임시 선별 진료소를 찾았다. 버스를 타야 하는 거리였다. 도보로 가지 못하고 뭔가 차를 타야 한다고 생각하니 짜증이 치밀었다. 내 소중한 시간을 이렇게 버려야 한다니. 갑작스레 화가 났다. 할 수 있던 것을 제한받는다고 생각하니 더욱이 그랬다. 사실 아프다는 이야기를 워낙 많이 듣기도 했다. 무서웠다.
신원 확인 절차는 생각보다 단순했다. 내 이름과 실거주지, 전화번호를 말하는 것이 다였다. 그리고는 검사 키트를 받아서 옆 부스로 옮겼다. 검사를 도와주시는 분이 절차 설명 없이 입을 벌리라고 하셨다. 벌렸다. 입 내부가 면봉으로 한번 쓸렸다. 한번이 아니었던 것 같다. 쓱쓱. 여러 번 쓸렸다. 별거 아니었다. 그 뒤가 문제였다. 코에다가 면봉을 넣으시더니, 뭔가 닿으면 안 될 것 같은 곳까지 찌르셨다. 어. 이거 잘 못 찌르신 거 아닌가. 이거 좀 아닌데. 그 생각이 드는 순간 안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 으아아아아. 나도 모르게 머리를 움직였다. 괜찮아요. 괜찮아요. 안 괜찮은데. 참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면봉이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끝났어요. 가시면 됩니다. 정신없는 와중에 꾸벅 인사를 하고 부스를 도망쳤다. 그냥 있으면 또 그분이 날 쑤실 것 같았다. 옆 건물 앞으로 가니 기침이 계속 나왔다. 눈물도 나왔다. 서러웠다. 집으로는 택시를 타고 갔다. 얼마 걸리지 않아 온 문자는 다행히도 '음성'이었다.
두 번째로 회사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으라고 문자를 받았을 때는, 놀랍지는 않았다. 또 왔구나. 그리고 첫 번째 검사를 받은 곳으로 버스를 타고 갔다. 그때 그 부스는 그대로 있었다. 신원 확인 절차 또한 그대로였다. 저번과 마찬가지로 내 이름과 실거주지, 전화번호를 말했다. 검사 키트를 받자 갑자기 또 긴장되었다. 옆 부스로 옮겨서 앉았다. 입을 쑤시는 건 아직 별 느낌 없었다. 그 이후로 코로 면봉이 들어오려 하자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차라리 몰랐으면 모를까, 그 아픔을 아니까 더더욱 그랬던 것 같다. 콧구멍에 면봉이 들어오자 체념하고 힘을 뺐다. 괜찮아. 괜찮아. 하지만 닿으면 안 될 것 같은 곳까지 면봉이 닿자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안에서 면봉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속으로 숫자를 세었다. 하나, 둘, 셋. 별 의미 없는 숫자의 나열이었지만 세지 않는 것보다는 나았다. 다섯이 되자 면봉이 빠져나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인사를 꾸벅하고 휴지를 얻어 부스를 빠져나왔다. 눈물과 기침이 나오긴 했지만, 저번보다는 확실히 덜했다. 집에는 느긋하게 버스를 타고 왔다.
기껏해야 두 번의 검사였던 건데, 이렇게나마 적응이 됐나 보다. 다음번에 또 검사한다고 하더라도 무섭거나 두렵지는 않을 것 같다. 마스크도 마찬가지다. 처음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녀야 한다고 이야기가 나왔을 때, 이게 가능할까 싶었다. 하지만 마스크를 쓰고 다닌 지 1년이 넘은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다. 되려 마스크를 깜빡 잊고 현관을 나서면, 뭔가 상쾌한 기분에 다시 들어오는 일도 있다. 립스틱 매출이 감소했다는 뉴스도 어찌 보면 당연하겠다. 다들 그렇게 익숙해진 거다. 또 새로운 불편함에 이렇게 익숙해지나 보다. 그렇게 또 익숙해지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