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태어나고 평생을 보낸 곳은 이름 없는 변두리 지방이었다. 이곳에서 아버지, 그리고 그 아버지의 아버지는 대대로 별을 읽으며 살아왔다. 사람들은 우리의 작은 집을 찾아와 황도 12궁 아래에서 자신의 운명과 길흉을 물었고, 우리는 그들의 미약한 희망과 불안을 별자리 차트 위에 새겨주며 생계를 유지했다. 우리는 점성술사였다. 하늘이 인간의 삶에 직접 개입한다는 믿음, 그것이 우리의 세계였다.
하지만 세상은 변하고 있었다. 먼 수도에서부터 들려온 소문은 우리의 세계를 뿌리부터 흔들었다. 아이작 뉴턴이라는 이가 만유인력을 발견했다는 이야기였다. 별들은 신의 뜻이나 신비로운 기운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그저 수학적 법칙과 중력에 따라 움직이는 거대한 돌덩어리일 뿐 주장이었다. 우리의 점성술은 하루아침에 허구가 되었고, 그 자리를 천문학이라는 냉철하고 합리적인 학문이 차지하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촛불 아래에서 낡은 천궁도를 말없이 바라보셨다. 수십 년간 신봉했던 우주의 질서가 무너지는 순간을 목격한 늙은 점성술사의 침묵이었다. 나는 그 침묵 속에서 결단을 내렸다. 더 이상 과거의 유령에 매달릴 수 없었다. 나는 새로운 별을 찾아야 했다.
천문학을 배우기 위해 수도로 향하는 여정이 시작되었다. 낡은 가죽 가방에는 아버지의 천궁도와 내가 직접 그려본 몇 장의 행성 궤도 스케치가 전부였다.
수도로 향하는 길목의 한 역참에서, 나는 우연히 신랄한 대화를 듣게 되었다. 건장한 체구의 상인들이었다.
“그동안 별 쪼가리 보고 헛소리 지껄이던 점쟁이 놈들, 다 사기꾼이었지! 뉴턴인지 뭔지가 제대로 밝혀줬어. 미신으로 사람 등쳐먹던 시대는 끝난 거야.”
“맞아. 내 이웃도 결혼 날짜 잡으려다 돈만 날렸다더군. 이제는 하늘이 아니라 계산을 믿어야 해.”
그들의 목소리는 증오와 경멸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그들이 말하는 사기꾼 점쟁이가 바로 내가 속했던 세계임을 알았지만, 모른 척 가방을 고쳐 멨다. 비난에 맞설 변명도, 분노할 기운도 없었다. 그 비판의 일부는 진실이었기에.
다시 길을 떠나려 할 때, 한 젊은이를 보았다. 그는 책을 읽고 있었고, 그 책은 처음 보지만 제목이 익숙했다. 소문으로 듣던 프린키피아였다. 그냥 지나치는 것이 더 어려웠다.
“안녕하세요. 수도로 가십니까? 저는 천문학을 배우러 가는 길입니다.”
“아, 반갑군요. 저도 그렇습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수천 년간 신비의 영역이었던 하늘이 이제는 수학적 언어로 해석된다는 사실이요. 저는 이곳에서 잠시 쉬며 케플러의 법칙을 복습 중입니다. 행성의 궤도가 완벽한 원이 아닌 타원이라는 것, 이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진리인지 모르겠습니다!”
그의 눈은 호기심과 열정으로 빛나고 있었다. 그는 천문학을 경멸이나 비난의 도구가 아닌, 새로운 진리와 질서를 발견하는 고귀한 학문으로 대하고 있었다. 그와 잠시 나눈 대화는 나의 길을 향한 확신을 다져주었다. 내가 찾고자 하는 것이 바로 저 젊은이의 눈빛 속에 있음을 깨달았다.
해 질 녘, 수도에 거의 다다랐을 무렵, 또 다른 무리를 만났다. 그들은 낡은 마차에 잔뜩 짐을 싣고 있었다. 마차에서 흘러나오는 것은 닳고 닳은 별자리 그림과 점성술 도구였다. 무의식중에 그것들을 바라보았던 듯싶다. 그들 중 중년의 한 남자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젊은이, 혹시 점성술에 관심이 있나? 보아하니 수도로 가는 것 같은데, 거기서는 이제 별 볼 일 없어. 천문학인지 뭔지 하는 골치 아픈 수학 때문에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거든.”
“저희는 이제 더 깊은 변두리로 가는 길이오. 새로운 학문이 널리 퍼지기 전에, 아직 미신을 믿는 이들이 많은 곳으로 가서 마지막으로 본전을 찾아야 하거든. 수확기가 길지 않을 것 같아.”
그의 얼굴에는 탐욕과 함께 씁쓸한 체념이 섞여 있었다. 그는 시대의 흐름을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극복하려 하지 않고 마지막 이익을 취하려 들었다. 그들에게 별은 진리가 아니라 돈벌이 수단이었고, 시대의 변화는 새로운 기회가 아닌 수익 감소를 의미할 뿐이었다. 나는 그들에게 축복인지 저주인지 모를 행운을 빌어주고 그들의 곁을 떠났다.
마침내 수도에 도착했다. 변두리의 흐릿한 밤하늘과는 달리, 이곳의 밤은 건물들의 불빛으로 밝았지만, 그 너머에는 훨씬 더 크고 체계적인 빛이 존재하고 있었다.
나는 짐을 풀자마자 가장 먼저 왕립 천문대로 향했다. 거대한 돌로 지어진 웅장한 건물, 그리고 그 안에 자리한 번쩍이는 황동 망원경들이 나를 압도했다. 복잡한 수식이 가득한 칠판, 밤하늘을 스케치한 수많은 관측 기록. 이곳에는 점성술의 모호한 예언 대신, 측정과 계산, 그리고 증명의 언어만이 존재했다.
나는 천문대 입구에 걸린 게시판 앞에서 멈춰 섰다. 신입 연구생 모집 공고였다. 수많은 지원 자격과 요구되는 수학적 지식에 머리가 어지러웠지만, 나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과거, 나는 별이 인간에게 속삭이는 운명을 들으려 했다.
이제, 나는 별 자체가 속삭이는 우주의 법칙을 배우려 한다.
낡은 점성술사의 아들은 새로운 시대의 문 앞에 섰다. 가방 속의 낡은 천궁도를 뒤로하고, 나는 새로운 종이와 펜을 꺼내 들었다.
만유인력이 지배하는 차갑고도 아름다운 천문학의 세계를 배우기 위해, 나의 첫 번째 질문을 준비하며 새벽을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