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의 인간세상 지배는 아직 멀었음
친구가 구글의 인공지능 스피커를 선물로 받았다고 잘 활용할만한 팁을 알려달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나도 작년에 구매해놓고는 구석에 처박아둔 게 하나 있다는 게 떠올랐다. 대충 알려주고 전화를 끊고서는 책상 속을 뒤져 그 스피커를 찾아 전원에 연결해두고 잠이 들었다.
아침 집을 나서려다 보니 책상 위에 어제 올려두었던 스피커가 보였다.
- 오케이 구글, 신나는 음악 좀 틀어줄래?
‘스포티파이 프리미엄이 아니네. 그냥 최신 믹스를 틀어줄게.’
- .... 지금 비 오니?
‘아니 서울은 흐리기만 해.’
- 오늘 우산 가져갈까?
‘아니 오늘 비 안 온다니까. 서울은 흐림이라고.’
-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해줘
‘세상에서 제일 사기꾼 같은 동물이 뭔지 알아?’
- ...?
‘치타(cheater와 발음 비슷)야. 어흥(진짜 치타 울음소리)’
- ........(재미없어)
...
대충 준비를 하고 나와 보니 밖에는 비가 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