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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prilamb Feb 11. 2023

요즘 고민


이건 정말 아무도 관심 없을 텐데, 구매하고 싶어서 한 이 주일째 고민하고 있는 물건이 있다. 바로 USB-C 타입의 독이 그것이다. 어딘가에 갈 때 랩탑은 말고, 아이패드 하나만 들고 가고 싶다는 게 고민의 시작이었다.(늘 랩탑, 아이패드 바리바리 싸들고 다니는 편)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확장 포트는 우선 아래와 같은데,


HDMI 단자: TV와 연결해서 유튜브를 보고 싶음. 이왕이면 4K 60Hz

이어폰 단자: 블루투스 말고, 유선 헤드폰으로 고음질 감상을 하고 싶기도 함

usb-c type PD: 영상을 볼 때, 배터리가 아웃되지 않게 계속 전원을 공급하고 싶음

메모리 카드 슬롯: 카메라의 메모리를 지속적으로 비워주고 싶음

usb 3.0 단자: 외장 SSD 하드에 저장된 영상을 보고 싶을 수도 있음

추가 usb 단자: 마우스나 기계식 키보드 같은 걸 쓰고 싶어 질지도 모름


이런 기능을 모두 갖춘 허브를 발견하지 못한 건 아닌데, 성격상 해당 포트가 존재해야 하는 합리적인 논리가 만들어지지 않는 게 문제다. 나는 그런 건 못 참으니까.(INTP임) 


우선, 유선 헤드폰을 어디에 들고 간다는 거지? 너무 크다. 게다가 유선 헤드폰은 대부분 오픈형(소리가 바깥으로 샌다)이라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뒤집어쓸 수도 없어. 게다가, 아이패드에 스크린이 있는데 왜 TV에 연결을 한다는 거야? 집에서도 자기 전에 아이패드 스크린으로 영상을 보잖아? 영상을 안 본다면 pd 충전도 의미가 없음. 그건 그렇고, 요즘 카메라에 전원을 넣어 본 적이나 있나?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찍잖아. 그것도 잘 안 찍으면서 말이야. 외장하드에 담아 갈 영상도 없음. 다 스트리밍 서비스(90%는 유튜브)로 봄. 아이패드용 스마트 키보드가 있는데 시끄럽고 무거운 기계식 키보드를 또 가져간다고? 그건 절대 안 된다. 키보드를 두 개 가져가는 비효율은 용서할 수 없으니까. 그렇다고 기계식 키보드만 가져갈 수도 없는 게, 스마트 키보드는 커버 역할도 해서 패드를 지켜주기 때문이다. 기계식 키보드는 오히려 흠집을 내겠지.


그러다 보면 허브는 아예 살 가치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거기서 멈추면 되는데, 또.


그래도, 음악은 좀 고음질로 들어보고 싶으니까 이어폰 단자가 있는 것만이라도 사볼까?


하면서 슬금슬금 다시 쇼핑몰을 뒤지기 시작한다는 거.


‘아..아앗! 거기에 hdmi 단자가 추가된 것도 있는데, 가격차이가 얼마 안나잖아?’


지겨운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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