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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by Aprilamb


꽤 오랫동안 영화관에 가지 않았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보았던 게 슬램덩크였던가? 그 이후로는 딱히 영화관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영화를 보지 않은 건 아니었다. ‘아바타 2: 물의 길’처럼 세 시간이 넘는 영화도 집에서 잘 보긴 했었다. 그때는 영화관에서 봤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잠깐 했었지만 말이다. 몸을 움직여 이동하는 것을 감수할 만큼 보고 싶은 작품이 없기 때문이었으면 좋겠는데, 이상하게 앞으로도 가고 싶은 마음이 딱히 들지 않을 것만 같아 걱정이다. 걱정도 팔자네.


어쨌든 그러다가 스스로의 의지로 영화관을 찾은 영화가 ‘드림’이었다. 순전히 아이유 때문이었다는 것을 고백하며 간단한 감상을 이야기해 보자면, 그냥 그랬다.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평이한 재미였다. 캐릭터들의 서사가 촘촘한 것은 좋았지만, 관통하는 이야기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다. 감독의 전작인 ‘극한직업’이 훨씬 재미있었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그때 연기자들의 내공이나 캐미가 장난이 아니긴 했다. 류승룡과 이하늬의 코미디 연기는 정말 최고였으니까.

박서준은 멋있지만 그게 다고, 아이유의 연기는 귀엽지만 평범했다. 아무래도 이태원클라쓰의 박새로이나 나의 아저씨의 이지안이 너무 강렬해서 그랬을 것이다. 그런데, 배우 이현우는 박보검 도플갱어 아닌가요? 너무 똑같아서 처음에는 그로 착각했었다. 아니면 내가 안면인식 장애가 있던가.

딱히 생각나는 장면이 별로 없는데, 마지막에 전효봉(고창석 분)이 딸과 헤어지는 장면에서 ‘다시 만날 때쯤 되면 얼마나 예쁠까’했을 때 딸이 했던 대사가 아직도 기억이 난다.


기대해


뭐랄까.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그 대사를 들으며 복잡 미묘한 기분이 되었다고 할까? 아이가 저런 말을 하나요? 뭐 영화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이 대사를 들으며 복잡했던 감정이 뭉클한 건지, 가슴 떨리는 건지, 이상한 건지 아직도 감이 안 잡힌다. 이게 명대사인지, 망언인지, 평범한 대사인지도 말이다.


그래도, 한국 영화와 아이유를 위해서 별 세 개를 주고 싶은 이 영화를 뻔뻔하게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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