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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prilamb Jun 19. 2023

왜 인류는 멸망할 수밖에 없는 걸까?


최근 ChatGPT가 소개되고 이후 비슷한 류의 알고리즘이나 서비스가 우후죽순처럼 소개되고 있다. 그리고, 진지하게 해당 서비스들을 사용하거나 분석해 본 사람들은 이미 싱귤래리티* singularity즉, 특이점을 지나 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을 거다.




이미 하드웨어의 물리적 파워는 상상을 초월한 수준이다. CPU나 메모리 그리고, 관련 여러 기술들이 거의 무어의 법칙**을 증명하듯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하드웨어에게 일을 어떻게 시키느냐 하는 것이다. 기계는 인간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으니까. 그래서, 사람들은 기계가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를 정의하고 이를 사용해 기계가 했으면 하는 일들을 논리적으로 적게 했다. 이것이 코드이며, 이후 코드를 작성하는 개발자라는 직업이 생겼다. 아무리 뛰어난 아이디어가 있어도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개발자가 이를 잘 이해하고 효율적인 코드를 작성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런 일을 엄청나게 잘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테크가 아닌 인더스트리에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인간들은 창의적인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자신을 능가할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인간은 창의력이 뛰어나지 않고, 일상을 살아가면서 그것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사무직이라고 머리를 더 쓰는 것도 아니다. 하루종일 자신이 하는 일을 되새겨보면 알 수 있다. 일어나 씻고, 밥을 먹고, 회사에 출근한다. 사용자가 요청한 것들을 확인하고, 처리한다. 이름을 변경하거나, 자금을 이체하거나 혹은 뻔한 질문에 답변을 한다. 정기적으로 했던 일들을 정리하는 자료를 만든다. 예산 안에서 자금을 사용했는지 검증하고, 증빙을 확인한다. 매뉴얼대로 시장정보를 보고 물건가격을 책정한다.

물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극히 일부도 존재한다. 그렇다면 그들은 창의적으로 일을 할까? 그들도 별다르지 않다. 시장 검색을 하고, 자료를 찾고, 해외의 성공모델을 찾는다. 그런 것들을 짜깁기해서 별다를 것 없는 안을 만들어 낸다. 뻔한 가정의 시뮬레이션을 하고, 날카롭지 않은 의사결정을 한다.

의사들도 마찬가지다. 열심히 공부해서 지식을 머릿속에 담고, 과거 자신의 경험 데이터를 축적한다. 그것들에 빗대어 환자의 데이터를 비추어 보고 진단을 한다. 비슷한 환자의 데이터 하에서 과거 수행되었던 오퍼레이션 데이터를 참고해 수술계획을 수립한다. 변호사들은 더 그렇다. 법을 모두 외우고 있을수록, 그 아래 행해진 과거 판례 데이터를 많이 알 수록, 사건 관련 서류를 모두 읽어 중요한 내용을 모두 이해하고 있을수록 유능하다고 평가받는다.


앞에서 이야기했던 chatGPT류의 서비스들 NLP ***Natural Language Processing 모델이 기반이다. 사람의 말을 기계가 바로 이해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리고, 그건 과거부터 늘 꿈꿔오던 테크놀로지의 종착점이다. 과거에도 많은 테크놀로지 서비스들이 소개되었지만, 요즘 소개되고 있는 NLP 기반 서비스는 - 퀄리티가 높다는 가정 하에 - 그것들과 비교도 되지 않는 변화를 가져올 거다. 그것이 천국인지 지옥인지는 알 수 없지만...


요즘 chatGPT 류의 서비스에게 일을 시키는 프롬프트를 잘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한 능력이라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것도 앞으로 일이 년뿐으로, 기계가 더 잘 이해하게 되면 그런 능력도 의미가 없다. NLP모델로 인해 이제 우리는 곧 프로그래밍 언어와 개발자가 필요 없게 될지도 모른다. 위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사람의 말을 기계가 바로 알아들을 수 있게 되면, 그를 위해 고안해 냈던 수단은 더 이상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위에 나열했던 일상 업무들도 모두 단편적인 데이터나 문장만 이해할 수 있으면 수행 가능하기 때문에 알고리즘으로 대체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과거 데이터를 조합하여 새로운 것처럼 만들어내는 것도 창의력의 한 종류라면, 그것은 이미 딥러닝을 통해 가장 잘 구현해 낼 수 있는 알고리즘이다.


명령을 하는 인간과 기계 사이에 코드와 개발자가 사라지게 되면, 인간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영역의 컨트롤이 불가능해진다. 기계가 인간의 말을 이해하고 이행하기 위해 만들어낸 알고리즘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인류는 멸망할 수밖에 없는 걸까?


우리는 오래전부터 현 기술들을 이미 이야기하고 있는 영화, 책,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꽤 많이 들어왔다. 아이패드는 이미 수십 년 전 스타트랙에 등장했으며, 레디 플레이어 원 속의 VR세상은 이후 여러 IT기업에서 다양하게 해석하고 차용하고 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이렇게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을까?

그 이유는 명확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래를 예상하는 일 따위는 하지 않기 때문이다. 단지 극히 일부인 창의력이 넘치는 작가, 영화감독들 만이 그런 상상을 하고, 작품을 만든다. 그리고, 그들의 창작물을 보는 상상력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영감을 제공한다. 학문이 깊고 기술이 뛰어나지만 상상력이 없는 사람들은  그것들을 자신도 모르게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최근 여러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 미래는 아포칼립스**** Apocalypse의 형태로 등장한다. 상상력이 뛰어난 이들이 생각하기에도 미래는 인간성이 소실된 채로 기계에 지배당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가 보다. 그리고, 그 작품들 안에서 그렇게 그려지는 가장 큰 이유는 인류가 사회의 컨트롤 영역에 대한 장악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인류는 자신들이 무언가를 만들어낼 때, 그것의 특성을 이해하고 컨트롤할 수 있는 규칙들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그것이 절실하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 싱귤래리티 Singularity: 인공지능을 비롯한 기술들이 매우 발전해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시점으로, 인류가 극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변화를 마주할 근거가 되는 순간

** 무어의 법칙: 인텔의 공동 설립자인 고든 무어가 1965년에 내놓은 가설로, 반도체 집적회로의 성능이 24개월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경험적 관찰에 근거한 법칙

*** NLP Natural Language Processing (자연어 처리): 컴퓨터가 인간의 언어를 이해, 생성, 조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인공지능(AI)의 한 분야

**** 아포칼립스 Apocalypse: 요한의 묵시록에 나타난 종말을 뜻하는 말로, 일반적으로 세계의 멸망, 세기의 멸망(종말) 또는 그에 준하는 대재앙이나 재난을 일컫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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