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예요, 히터예요

서울, 오늘 날씨는 맑음

by Aprilamb

뉴요커 사이트를 보다가 ‘제 Airbnb에서 편히 지내시고, 섹스도 하세요(Please Make Yourselves at Home in My Airbnb and Have Sex)’라는 글을 보게 되었다. 세상에 이렇게 재미도 없고 별 내용도 없는 글이 다 있나 싶어서 도대체 누가 쓴 건지 확인해보고 싶어 졌다. 글을 쓴 이는 Colin Stokes라는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뉴요커의 기고가였는데, 링크를 따라가다 보니 ‘히터의 잡소리 번역(Translating the Noises My Radiator Makes)’이라는 그의 다른 글을 만날 수 있었다. 히터를 구동시킬 때 나는 소리 들을 자기 마음대로 해석한 글이었는데...




샌프란시스코에 살 때 머물던 낡은 스튜디오에도 오래된 히터가 달려 있었다.


캘리포니아라면 오렌지가 익는 축복받은 지역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왠지 에어컨이 필수일 것 같지만, 그것이 붙어있는 스튜디오는 거의 없다. 낮이 뜨거워도 그늘 쪽으로만 들어가면 바로 선선해지니까. 대신 히터는 모두 달려있다. ‘설마 그 오렌지들을 모두 히터로 익히는 건가?’ 하면 그건 아니고, 여름이라도 이곳은 해가 떨어지고 나면 기온이 훅 내려가기 때문에 추위를 타는 사람들은 히터가 없으면 살 수가 없다.

나도 몇 번 여름에 감기에 걸리고 나서는 히터를 켜기 시작했는데, 겨울이 그다지 추운 곳이 아니기 때문에 집들이 허술해서 켜도 금방 따뜻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소리만큼은 요란한데, 그중 처음 히터를 켤 때 도낏자루로 파이프를 치는 것 같은 ‘딱-딱-‘소리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소리도 시끄러웠지만, 신 정보통신기술의 허브라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방을 데우는데 한 시간 반이 걸린다니 정말 믿을 수가 없었다. 헤밍웨이의 ‘내가 겪은 가장 추운 겨울은 샌프란시스코의 여름이었다’라는 이야기는 정말 샌프란시스코에 살아봐야 이해할 수 있는 거다. (호텔은 안됨)


어쨌든 다시 그 재미없는 글로 돌아가 보자면, 나는 그 글의 제목을 보면서 내 기억 속에 생생한, 히터를 처음 켰을 때 나는 ‘딱-딱-‘소리의 해석이 궁금해졌던 것이다. 그다지 재미있게 번역해 놓았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찾아낸 번역은


딱-딱-딱: 저예요. 히터예요.

.....

..


나는 다른 사이트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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