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의 할머니

좌충우돌 애견 라이프

by Aprilamb


가끔 자다가 눈을 떴을 때 망고가 어둠 속에서 홀로 깨서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는 경우가 있어.


불러봐도 고개조차 돌리지 않는데, 보통 그런 행동을 하게 되는 경우는 위협을 느낄 때잖아. 언제 내게 달려들어 해를 끼칠지 모르기 때문에 무서워도 계속 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그런 경우.


그게 뭐냐고? 쓰나미가 건물 쪽으로 밀려들고 있는데 잠깐 라면이 다 끓었는지 확인할 겨를이 있나? 도둑이 들어와 거실을 왔다 갔다 하는 게 열린 문틈으로 보이는데 잠깐 폰 게임의 농작물 수확을 할 수 있겠냐고?


망고가 저러고 있으면 나는 조용히 숨을 죽이고 쳐다보기만 해. 내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뭔가 어둠 속의 보이지 않는 적과 대치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니까. 눈치 없이 텐션을 무너뜨려 그 어둠의 적이 우리를 공격하게 된다면 난처해질 테니까. 그래서, 소리 없이 눈빛으로 응원할 수밖에 없는 거야. 그렇게 한참을 기다리면 어느 순간 망고는 몸의 경직을 풀어. 그리고, 내쪽을 쳐다봐.


‘야. 이제 괜찮아. 할머니는 그냥 갔어.’라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야.


그리고는 천천히 소파 위로 올라가 몸을 웅크리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잠을 잔다고. 나는 너무 궁금하지만 물어보지는 못하고 잠을 청해. 답이 뭐든 너무 무서울 것 같아서야. 하지만, 언젠가는 물어볼 수 있겠지?


근데, 할머니가 뭐하러 오신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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