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자존심 세다 얘
요즘 스트리밍으로만 음악을 들으니 Top 100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었다. 유행도 좋지만 점점 취향이 사라져 버리는 느낌이랄까? 점점 고등학교 수업을 듣는 것처럼, 음악을 들어도 그것에 집중 못하게 되어버렸다.
‘남이 골라준 음악이니까.’ 인트로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보컬이 나오기도 전에 바로 넘겨버린다. 심심한 인트로 뒤의 폭발적인 보컬파트는 평생 들어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고... 대중들의 취향 따위에 영합하고 싶지 않으니까. 내 음악적 취향은 남다르니까. 게으르기 때문에 Top 100에 기생하고 있지만, 도입부가 맘에 들지 않으면 바로 건너뛰겠어. 그게 내 자존심인 거라고!’
하며 곡을 넘긴다. 인기 아이돌의 콘서트 예매 버튼을 누르듯, 한정판 게임 예판 사이트를 리프래쉬 하듯. 그래서, 인공지능 비서에게 부탁했다.
- Siri야, 다음 곡.
‘...’
- Siri야, 다.음.곡!
‘...’
- 시리얏!!!
‘.....조금만 기다리세요.’
‘........넵.’
나도 모르게 존대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