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일기
https://www.youtube.com/watch?v=A1jLoxjnibU
이별은 어렵다.
앞으로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내려앉는 기분이 든다.
발레를 가르치는 아이들 중 가장 아끼던 아이들의 마지막 수업이었다.
아주 작은 아이들이다.
나의 유아 발레 수업의 첫 아이들이라서 더욱 애정하였고 사랑을 주었었다.
조그마한 팔과 다리.
반짝이는 눈과 귀여운 웃음.
장난기 가득한 표정과 밝은 에너지.
순수한 백지장 같은 그 아이들은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보고만 있어도 행복했다.
사랑이 가득한 그 아이들은 나의 일상에 은은한 빛이 되어 나를 위로해 주었었다.
매주 그 천사들을 보러 갈 생각에 고된 수업이라도 힘이 났다. 가기 전부터 미소가 지어졌다.
사실 수업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을 때부터 이 아이들과 이별을 생각했었다.
아, 언젠가 이 아이들과 헤어지게 되는 날이 오겠지?
아이들이 크거나 다른 사정이 생겨 더 이상 수업에 나오지 못한다면 참 슬프겠구나.
나는 벌써 이 아이들을 사랑하는구나.
하고 말이다.
그리고 꽤 오랜 시간 나의 수업에 참여해 준 천사들.
나는 익숙해졌고 그 아이들에 대한 애정도 깊어졌었다.
“선생님, 오늘 애기들 마지막 날이라서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쿵.
수업이 끝나고 이 작은 남매를 데리러 온 어머님이 하신 말씀에 무언가 내려앉는 듯한 마음이 들었다.
발레 수업을 너무 좋아하고 잘 참여하던 아이들이라서 생각해보지 못했던 일이었다.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인데 왜, 너무 갑작스러워서 그랬나, 내가 너무 애정을 쏟았던 걸까.
하필이면 그날따라 그 수업에 아이들이 많이 와서 그 아이들에겐 신경을 써주지 못했었다.
오늘따라 장난 그만치라고 조금 엄하게 대했는데..
오늘 재밌게 수업을 이끌어주지 못했는데..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조금 아팠다.
‘볼 수 없겠구나. 이제 너희를 볼 수 없겠구나…….'
“안녕! 우리 OO이 잘 가 ~!”
내가 입 밖으로 할 수 있는 말은 그 말 밖에 없었다.
아는지 모르는지 장난스럽게 손을 흔들며 웃는 너.
나는 이 마지막 모습을 가끔씩 기억하겠지.
나에겐 특별한 첫 제자들이니까. 얼마나 보고 싶을까.
앞으로 한동안 수업을 하는 나에게 너희 모습이 아른거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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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이별이라도 공허함과 마음의 저릿함을 느끼게 하지만 순수하게 사랑하던 존재들과의 이별은 더욱 애틋하기만 하다.
사람이 아니더라도 어린 시절 내가 원했던 꿈, 다니던 학교, 좋아하던 드라마, 만화 속 캐릭터들 ……
또한 볼 수 없다고 생각하고 헤어지는 것과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볼 수 없다고 생각하면 함께하던 시간만이 남아있다.
과거가 되어버린 그들을 붙잡아 둘 순 없겠지.
우린 모두 변화하는 존재이니까.
외부에서 일어나는 일은 내가 막을 수 없다.
나는 그저 어떤 일이 일어나든 내가 원하는 에너지 속에 살고 사랑을 잃지 않는 것 밖엔 할 수 없다.
소중한 것을 잃거나 사랑이 떠나가는 순간에도 말이다. 나는 그것들을 막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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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힘을 주던 작은 천사들,
일상 속 작은 부분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너희와 이별한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애틋하다.
더 사랑을 쏟아야 하는 대상이 나타나야 하기 때문에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사랑과 애정을 쏟을 또 다른 대상들이 나에게 와야 하므로.
그래. 나는 더욱 단단해져야지.
잠깐이라도 아이들을 알아서 행운이었다.
고마움만을 전한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렴.
다음에 또 볼 수 있는 날이 있다면 보자.
너무너무 보고 싶을 거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