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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서란 Oct 15. 2022

제안 메일을 보내주시는 분들께

[brunch] 작가님께 새로운 제안이 도착하였습니다

먼저, 제 글에 관심 가져주시고 소중한 시간을 내어 제안 메일을 보내주신 분들께 모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10월 5일 브런치에 <친구에서 딸로, 피보다 진한 법적 가족이 되다>라는 글을 올리고 난 후 다음날 트위터에 제 글이 공유되면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습니다. 해당 글 조회수만 15만 건이나 되었고, 며칠 동안 리트윗 되는 트위터 반응들을 보며 다양한 형태의 가족으로 사는 것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걸 알고 놀랐습니다.


이후 방송사, 신문사, 유튜브 채널 등으로부터 인터뷰와 출연 제안 메일도 많이 받았습니다.


하루 이틀 후면 지나가겠지 했는데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제안 메일을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매번 거절 메일을 보내는 것도 죄송하기도 하고, 서로의 시간을 뺏는 것 같아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인터뷰의 경우 가장 먼저 인터뷰 제안을 주셨던 신문사 한 곳과만 서면 인터뷰를 하고 나머지는 모두 거절 메일을 보내드렸습니다.


또한, 사전에 저에게 양해를 구하지 않고 제 글을 무단 공유나 인용하는 것도 허락하지 않습니다. 죄송하지만 양해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시골에서 조용히 살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평온하게 사는 저희의 일상이 깨지는 걸 원치 않아 모든 인터뷰와 방송 출연을 거절하고 있습니다. 또, 짧은 인터뷰를 통해 단편적인 이야기들로 저희가 노출되는 것은 오해의 소지도 있고 무의미하단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기사에 달린 댓글들을 보니 더욱 그런 생각이 굳어집니다. '정상 가족' 프레임에 갇혀버린 이들에게 우리가 아무리 어떤 이야기를 한 들 그들은 그저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만 믿고 싶어 할 테니까요. 우리가 글에 담지 못한 수많은 이유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내린 결정을 일부 사람들은 너무나 쉽게 함부로 말하고 재단해 버립니다. 법적 가족을 만드는, 인생에 있어 아주 중차대한 일을 단순히 한 가지 이유로 결정할 수 있을까요?


1인 가구가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사회라면 굳이 가족을 만들어 살려고 하지 않겠지요. 또한, 다양한 가족 형태를 법적 테두리 안으로 받아들인다면 저희처럼 입양을 통한 부모와 자식이라는 수직적인 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관계의 가족을 만들어 살 수 있을 테고요.


사람들이 원하는 사람과 함께 살고 그들에게 가족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갖게 하는 건 국가를 위해서도 개인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사는 사람이 동성이건 아니건 나이차가 많건 적건 어떻습니까.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서로 의지하며 행복하게 살면 되는 거 아닌가요?


개인적으로 귀촌을 염두하시고 제가 살고 있는 곳을 여쭤보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각자의 성향과 가치관이 모두 다르듯 저에게 맞는 지역이 다른 분들에게도 맞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자신의 삶에서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생각해보시고, 여러 조건들과 더불어 가능하면 함께 할 수 있는 이웃이 있는 곳으로 잘 알아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저희의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책을 통해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처음 브런치에 글을 연재하기 전부터 우리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책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내년쯤 책 출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제안은 출간 이후에 부탁드립니다.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께 항상 평안이 함께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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