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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방파일럿 May 26. 2020

넓고 넓은 하늘에서 비행기는 어떻게 길을 찾을까?

우리가 운전을 하다 보면 길을 잃곤 한다. 물론 최근에는 내비게이션의 발달이 너무 급속하게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20년 전에 책으로  지도를 펴가며 길을 찾던  시대에 비해선 확연히 줄어든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는 이렇게 2차원으로 되어있는 도로에서도 종종 길을 잃곤 한다. 심지어 내비게이션을 틀어놔도 고속도로 출구나 좌회전 우회전하는 지점을 놓치기도 한다. 


 그렇다면 항공기 조종사들은  넓고 넓은 하늘에서 어떻게 공항까지  찾아갈  있을까? 아니 심지어 육지 위를 날고 있다면 모를까 태평양이나 대서양을 날아다니면 망망대해에서 목적지까지 어떻게 비행을 하는 것일까?  궁금증을 오늘 한번 해결해보고자 한다. 


항공기에서 비행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Visual Flight Rule이라 불리는 시계비행 방식과 Instrument Flight Rule이라 불리는 계기비행 방식이 존재한다. 시계비행은 말 그대로 직접 눈으로 보면서 비행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아무 때나 이러한 비행 방식을 택할  없고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국토교통부에서 정한 기상의 기준치 이상일 경우에만 시계비행을   있다. 그렇다면 반대로 계기비행은 항공기 내부에 장착되어 있는 계기판을 보고 이를 따라 비행을 하는 행위를 말한다. 어떤 사람들은 시계비행은 밖을 보면서 비행할  있으니  좋은 거 아니야?라고   있지만, 사실 정밀한 비행은 계기비행 하에서 이루어진다. 


시계비행에서는 일반적으로 지문 항법이라는 방식을 이용한다. 지문 항법은 지상에 존재하는 시각 참조 물을 보고 따라서 비행하는 방식을 얘기한다. 이러한 방식은 우리가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과 비슷하다. 우리도 자동차를 운전할  아는 길이면 어디쯤 왔는지 얼마나  가야 하는지 어떻게 가야 하는지를   있는 것처럼  지문 항법을 이용하면 같은 효과를 누릴  있다. 하지만  지문 항법은 고속이고 고고도로 날고 있는 항공기에선 부적합하다. 일반적으로 항공기의 순항고도는 지상에서  10~12km 정도인데  거리에서 지상에 있는 참조 물을 정확하게 식별하기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근거리 지역을 이동할 경우에 많이 타게 되는 보잉 737 항공기의 경우 순항속도가  700~800km/h이다.  속도로 날면서 정확하게 시각 참조 물을 확인한다? 이는 뛰어난 동체시력을 가진 독수리도 아마 힘들지 않을까 싶다. 따라서  항법은 저속으로 저고도를 날아다니는 훈련용 소형항공기에 많이 사용된다. 필자도 세스나 172라는 항공기로 비행훈련을 받았는데  항공기로는 속력  180km/h 2~3킬로 상공을 날아다닌다. 그리고 실제로 울진공항에서 울산공항 혹은 양양 국제공항까지 지문 항법으로 비행을  경험이 있다! 또한  지문 항법은 날씨가 청명하고 구름이 없는 날에 가능한 항법이다. 항공기 밑에 구름이 깔리거나 아니면 안개등으로 인해 시야 확보가 어려우면 사용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항법은 학생조종사 시절에 많이들 이용하지 실제 항공사에선 이러한 항법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계기비행은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질까. 앞서 계기비행은 항공기 내부의 계기판을 보고 비행을 하는 방식이라 하였다. 사람들은 아니 계기판만 보고 어떻게 비행해?라고 물어보지만 항공기 조종석의 계기판은 종류도 많고 상당히 정밀하다. 자동차에는 속도계와 rpm 그리고 연료량 정도만 표시가 되어있지만 항공기 계기판에는 훈련용 항공기일 경우에도 속도계 고도계 나침반 승강계, turn coordinator, heading indicator 등등 정말 많은 계기판들이 조종사를 돕기 위해 설치되어있다. 그래서 시계비행을  경우에는 필수 계기가 4가지 밖에 안되지만 계기비행을  경우엔 10가지나 되는데 그만큼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조종사의 상황 판단을 늘리기 위해 많은 계기들이 설치가 되어있다. 계기비행은 기본적으로 밖이 안보이기 때문에 관제사의 통제하에서 비행을 하게 된다.  관제사가 고도, 속도, 방향을 전부 조절해준다고 생각하면 쉽다. 예전 뜨거운 형제들이라는 예능프로그램의 아바타 소개팅 같은 느낌이랄까? 그리고 항공기 내부에 자체적으로 항법장치가  달려있다. 위에서 지문 항법을 언급했는데 계기비행 하에서 하는 항법  대표는 무선항법이다. 무선항법이란 지상의 기지국에서 보내는 무선 신호를 통해 기지국과의 거리 방향을 계산해 현재 위치를 파악하게 해주는 항법이다. 현재 많이 사용되는 장치는 VOR, DME 같은 장치인데  장치들을 통해 기지국으로부터의  위치와 거리를 파악하게 되고 기지국에서 나오는 전파를 따라가면  기지국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 기지국은 공항 바로 옆에 붙어있기 때문에 결국은 공항으로 가는 셈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위성항법이라는 장치를 많이 사용하는데 이는 우리가 알고 있는 GPS 이용해서 비행을 하는 것이다.  항법을 사용하기 위해선 항공기에 특정 개수 이상의 장치가 있어야 신뢰를 받고 사용할  있는데  부분은 나중에 한번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다. 어찌 됐든 항공기 내부에는  무선항법을 수신하는 장치가 달려있어 공항까지 어떻게 가는지 선으로 표시가 된다. 결국  선만 따라가면 공항이 나온다는 이야기다. 사실 이렇게 얘기하면 에이 뭐야~ 항공기 조종이 운전보다 쉽겠네~ 하지만 항공기 조종사들은  시스템의 원리를 모두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단순히 길만 따라가는 느낌은 아닌 것이다. 


 이렇게 오늘은 항공기 조종사들은 어떻게 길을 찾는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특히 최근에는 오토파일럿의 발전이 눈부시게 이루어져 있기에 Flight Management System이라는 장치에 이륙 전에 코스를  입력해놓으면 조종사가 직접 조종하지 않아도 항공기가 알아서 따라가게 설계되어있다. 하지만 기계는 오류를 일으킬 가능성을 언제나 갖고 있기에 비상상황에 대한 트레이닝을 모두 받은 조종사가 모니터를 하며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이제 앞으로는  비가 몰아치고 안개가 짙은 날에도 공항을 어떻게 찾아서 안전하게 내릴지 걱정은 하지 말자. 숙련된 조종사들이 수백수천 시간 동안 해왔던 일을 통해 승객 여러분을 오늘도 가시는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모셔다 드릴 테니! 


그럼 모두 Have a safe flight! 안비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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